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린 2015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해는 한수원 관련 논쟁이 끊이지 않았고 메르스를 비롯해 버스 추락사고까지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3·11 전국동시조합장선거로 유난히 뜨거웠던 봄이 지났고 한빛원전의 방폐물 운송 문제로 주민간 첨예하게 대립하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하며 본지에서는 본지 홈페이지 등에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본 인기기사를 엮어 지난 1년을 돌아본다. 또 본지 보도후 어떤 것이 달라졌는지 점검해 봤다. / 편집자 주
1월 주요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 시행
새해를 시작하며 독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주요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도를 시행한다는 반가운 기사였다.
고추, 양파, 대파 등 영광지역에서 생산되는 주요농산물의 도매시장 가격이 10일이상 최저생산비 이하로 형성될 때는 영광군이 차액을 지급하는 제도가 시행된 것이다.
또 쌀시장 전면개방과 함께 512%의 관세화가 추진되고 7월부터 국내쌀과 수입쌀, 생산연도가 다른 쌀은 혼합 유통·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예고했다. 더불어 다양한 농업정책자금의 금리가 소폭 인하돼 농가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본 기사가 보도돼 농업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2월 관외업체 배불리는 수의계약
영광군이 각종 공사 등과 관련한 수의계약시 관외업체에 몰아주기 계약을 체결하는 문제를 지적한 기사다.
2014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0만원 이상의 수의계약중 관외업체 계약건이 전체 계약의 22%를 차지하고 보성군의 특정업체가 5개월간 6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동안 동종의 관내업체는 1년간 2~3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2014년 7월 이후 눈에 띄게 증가한 관외업체와의 수의계약 지적에 군 관계자는 “계약체결과정에서 내외부 사정상 관외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 페이퍼 업체가 계약을 따는 일이 늘어나고 계약금액에 있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문제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3월 최초의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실시
최초로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직전 영광의 분위기를 전하는 소식이다.
본지는 굴비골농협에서 조합 직원들이 관외대출 업무 관련 검찰에 구속된 점이 당시 김남철 조합장의 표심에 미칠 수도 있는 영향을 우려했고 군남농협의 정성진 후보와 한연섭 후보의 강점을 분석했다. 영광축협 조합장에 출마한 김두희 후보는 법률에 따라 피선거권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후보등록이 무효화 됐고 기부행위 등으로 영광축협 사무실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영광군수협은 김영복 당시 조합장에 맞서 두 후보가 단일화를 진행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현 시점에서 보면 굴비골농협은 김남철 당시 조합장이 낙선하고 새롭게 천영문 조합장이 당선돼 내실을 다지고 있고 군남농협의 경우 정성진 조합장이 당선후 빠른 결단으로 염산농협과 통합을 결정해 서영광농협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4월 한빛원전 범대위 2년여만에 재출범
올해 초부터 이어져온 한빛원전 안전관련 논쟁에 더해 증기발생기에 이물질이 발견되며 4월 한빛원전의 안전문제에 대한 군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이에 범군민대책위원회가 2012년 짝퉁부품 사건 등으로 구성된 이후 2년여만에 재구성되기에 이르렀다.
범대위에는 2012년과 달리 영광군의회가 빠졌으며 영광군의회는 “소속은 아니더라도 원전특위 의결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범대위의 구성은 비단 당시 불거진 안전문제에 국한되는 것을 넘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운송문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문제 등 당면한 여러 현안에 대한 군민적 합의가 요구됨에 따라 이뤄졌다.
5월 한빛원전 해수 방류제 점·사용 허가
올 봄은 한빛원전 현안들로 군이 바람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한빛원전이 공유수면을 27년간 점·사용하겠다는 신청은 안전문제에 대한 불신과 합쳐지며 지역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영광군은 4년간의 조건부허가 결정을 내렸고 2011년 허가시 제시한 조건보다 많은 조건을 추가 제시했다.
신청보다 짧은 조건부 허가처분에 대해 한빛원전은 군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얼마후 고창지역 어업권자들의 소송 결과에 따라 부관이 폐지된 어업권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조건 등 2개 조건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6월 전국적으로 확산된 메르스 비상사태
6월은 전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로 인해 지역이 술렁였다. 예정돼 있던 각종 단체교육, 행사가 취소, 연기됐으며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축소 개최됐던 법성포단오제 역시 전면취소 됐다.
관내 34개 학교는 체험학습, 수련회, 수학여행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했으며 전국 종별 수상스키대회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영광 지역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며 민심마저 흉흉해졌다.
바쁜 농번기철에 그렇지 않아도 지역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메르스로 인해 지역경제가 휘청였고 영광군질병관리대책본부는 사태수습에 안간힘을 썼다.
다행히 영광에서는 환자가 발생되지 않았지만 당시의 충격과 공포는 아직도 지역주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7월 광주 하계U대회 영광스포티움서 열려
영광에서 최초로 국제대회가 진행됐다.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 축구와 농구가 영광스포티움 일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영광에서 U대회의 성화봉송이 진행됐고 원활하게 진행된 축구와 남·녀 농구경기는 세계인의 이목을 잡아두기에 충분했다.
12일간 대회를 치르며 영광군은 앞으로 어떤 대회든 잘 치러낼 수 있는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고 시민의식이 한걸음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영광스포티움에서 펼쳐진 준결승 경기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고 대한민국은 종합순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설·진행 등에 있어서 영광군에 호평이 쏟아졌고 자원봉사자의 헌신과 군민들의 시민의식이 빛을 더한 대회로 기억에 남게 됐다.
8월 영광보리산업 특구 대상 선정 쾌거
영광의 보리산업특구가 전국 166개 지역특구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기분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군은 웰빙산업 대표작물로 보리를 육성해 축산물브랜드화, 관광마케팅 등을 이뤄 보리재배농가의 소득향상에 기여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에 선정됐다.
9월 인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금 2억원과 함께 전국에 영광보리의 우수함과 영광보리산업특구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대상수상을 계기로 군은 대한민국 보리산업의 메카아지 선두주자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월 추석명절 맞아 지역경제 숨통 트이다
전국적으로 계속되던 경기침체 여파를 겪고 있던 상인들은 추석을 맞아 비교적 활발해진 시장을 보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를 기쁘게 외쳤다.
영광 터미널시장 등은 제수용품을 장만하러 몰려나온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고향을 찾을 자식, 손주 생각에 쌈짓돈을 꺼내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따뜻한 장날 풍경이 완성됐다.
또 법성에서는 굴비택배가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굴비택배는 1일 8,000여개가 발송됐고 1일 최대 1만7,000여개까지 발송되기도 했다.
한편 매년 그랬듯 올해 명절 역시 물가상승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전통시장의 가격만 봤을 때 추석전 3일간 양파 11%, 배추 16.5%의 가격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10월 영광군민 취약한 경제기반에 불만
본지가 창간 13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영광군민의 가장 큰 불만이 취약한 경제기반인 것으로 드러났다.
2년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경제기반에 대한 불만은 16.6%였으나 올해는 2배이상 오른 39.2%를 기록했다.
이는 원전에 대한 불안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기반에 대해 군민이 느끼는 체감불안이 얼마나 큰 것인지 미루어 알 수 있었다.
영광군의 취약한 경제기반의 원인으로는 대다수가 청·장년층 등 경제인구 감소를 꼽았다.
영광군의 경제인구 감소는 계속해서 지적되던 문제로 2013년 통계에 따르면 노령인구가 전체인구의 2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고령화사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취약한 경제기반을 극복하기 위한 행정을 펼쳐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11월 어르신들 청천벽력 장수수당 폐지
다가오는 겨울 어르신들의 옷깃을 더욱 여미게 하는 차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재원으로 추진중인 장수수당 등 사회보장사업에 대해 대대적인 통·폐합에 나선 것이다.
영광군은 정부로부터 계속적인 장수수당 폐지권고를 받아왔지만 만87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매월 10만원씩 장수수당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지난 9월 전남 시장·군수 협의회에서 장수수당 등 유사중복사회보장제도 통·폐합이 의결돼 영광군도 내년부터 장수수당을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군이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장수수당을 계속 지급할 경우 유사한 다른 사업의 국비지원예산이 삭감되는 등의 조치를 당할 수 있어 장수수당이 아닌 다른 사회보장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한빛원전 방폐물 해상운송관련 대립
방폐물을 반출하려는 원자력환경공단의 청정누리호를 어민들이 그물로 막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환경공단과 합의후 보상금을 신청한 어민들과 반대하는 어민들 사이에 대립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한빛원전에 보관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경주 방폐장으로 이송하는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올해 12월이면 수용량 초과로 한빛원전에서 더 이상 방폐물을 보관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월 영광군의회는 원전특위를 열고 원자력환경공단으로부터 이송계획과 보상안 등에 대해 청취하기도 했다.
안전성 검증, 타지역보다 높은 보상금 등 협의가 진행된 끝에 11월 원자력환경공단은 일부 어촌계장과 피해보상금액을 합의하기에 이르렀지만 수협대책위 등은 일부 어민과 합의한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19일 방폐물 이송 준비작업을 시작했지만 끝까지 이송에 반대하는 어민들의 불만은 쉽게 사그러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