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부부의 행복한 전촌마을 이야기
귀농 부부의 행복한 전촌마을 이야기
  • 영광21
  • 승인 2016.01.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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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 불갑면 정일주·고경민씨 부부

불갑저수지를 안고 사시사철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불갑면 전촌마을. 마을 깊숙이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소나무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집 한채가 있다.
집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소나무 사이사이로 저수지 수면에 부서지는 햇살이 눈을 간지럽힌다.
6년전 광주에서 이곳으로 귀농한 정일주·고경민씨 부부는 “하루의 경치를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라며 웃는다.
남편 정일주씨는 “시골이라 여유 있고 한가롭게 살기 좋고 공기도 좋고 마을 어르신들도 다정다감하셔서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텃밭 가꾸며 느끼는 즐거움
부부는 귀농하기 오래전부터 불갑저수지의 풍경을 좋아해 수시로 이곳을 찾아 경치를 즐기다 2009년 지금의 집을 짓고 귀농하게 됐다.
고향은 영광이지만 광주에서 평생을 살아왔기에 아내 고경민씨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정일주씨는 “처음 집을 지으려고 마음먹었을 때 그 시골에서 어떻게 사냐며 아내가 많이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집을 짓기 시작하니 직접 현장에서 인부들을 다독이고 간식도 챙기며 더 적극적으로 나서더라고요”라며 웃는다.
집을 짓고 아내 고경민씨가 소일거리로 시작한 텃밭농사는 어느새 부부의 중요한 일과가 됐다. 계절에 따라 깨, 콩, 배추, 상추, 당근 등 농사를 지어 부부가 먹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며 농사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는 부부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 기쁨
처음에는 약을 하지 않아 자고 일어나면 배춧잎이 한 장도 남아있지 않은 것을 보고 허탈하게 웃기도 했지만 이제 제법 농사를 배워가고 있다.
고경민씨는 “저는 대마면이 고향인데 농사는 보기만 했지 해보지는 않았어요. 남편도 영광읍에서 자라 농사는 전혀 경험이 없었죠. 소일거리 삼아 무작정 씨를 뿌리고 시작했는데 둘이서 티격태격하면서도 작물이 자라는 걸 보고 수확해서 나눠먹는 것이 즐겁더라고요”라고 말한다.
부부는 농사뿐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도 귀농생활의 큰 부분중 하나라고 한다. 집이 마을 외곽에 있고 연고가 없는 곳이지만 부부는 마을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다.
“처음 왔을 때 마을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갔습니다. 말도 걸고 이것저것 묻기도 하면서 친해지게 됐고 먼저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해 한달에 1번씩 온 가족들과 모여 식사도 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찾아 나누기도 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힘을 보태기도 하며 함께 하는 즐거움 속에 살고 있는 부부다.
고경민씨는 “도시에서 살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가족처럼 서로 의지하니까 즐겁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해서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라며 미소 짓는다.
날이 밝고 저수지 수면에 해가 떠오르면 전촌마을의 일상은 다시 시작되고 부부는 마을로, 집 주변으로, 텃밭으로 분주하다. 그들만의 행복과 즐거움은 또 그렇게 시작된다.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