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찾으려던 귀농, 행복까지 ‘가득’
건강 찾으려던 귀농, 행복까지 ‘가득’
  • 영광21
  • 승인 2016.01.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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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나무로 둘러싸여 철마다 색색의 꽃을 피우는 마당, 다양한 작물이 자라는 밭, 깔끔하고 소박한 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하지 않으면서 모자라지도 않은, 귀농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낼법한 이곳은 3년전 귀농한 최동선·함전례씨 부부의 보금자리다.
“처음에 이 집을 봤을 때는 덩굴을 피해 몸을 숙이고 풀숲을 헤치며 걸어야 집에 올수 있을 만큼 관리가 안 돼 있었어요. 아내와 함께 2년에 걸쳐 조금씩 손봐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죠.”

시골이 찾아준 건강
경기도 일산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최동선씨 부부는 일생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살았다. 하지만 퇴직후 급격히 나빠진 건강 탓에 힘들게 귀농을 결심했다.
최동선씨는 “퇴직하고 허리가 안 좋아서 많이 고생했어요. 그래서 시골에서 살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3년간 아내를 설득해 아내의 고향인 이곳으로 귀농하게 됐죠”라고 말한다.
시골에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던 아내 함전례씨는 귀농을 극구 반대했지만 남편과 자신의 건강을 위해 힘든 결심을 했다고.
귀농후 800평의 밭에서 양파, 깨, 콩 등 다양한 작물을 기르고 집주변의 꽃나무도 돌보며 부지런히 움직인 부부는 거짓말처럼 말끔히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공기 좋고, 흙 좋고, 물 좋은 시골에서 무리가지 않을 만큼 부지런히 움직이고 걷기 운동도 꾸준히 하니까 허리가 좋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라며 웃는 부부다.

이웃의 도움으로 적응한 농사
군산이 고향인 남편 최동선씨와 염산이 고향이지만 40여년을 농사와 전혀 무관하게 살아온 아내 함전례씨는 처음 농사를 짓기로 했을 때 막막함이 앞섰다고 말한다.
최동선씨는 “집 주변을 정리하는 것은 어떻게 하겠는데 농사는 전혀 지식도 없고 기술도 없어서 막막했죠. 그래도 이곳에 아내의 친지도 많았고 도움 주시는 이웃분들도 많아서 찾아가 배워가며 농사에 적응해가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지금은 수확한 양파 등을 가족과 나눠먹기도 하고 공판장에 판매해 수익도 올리는 등 어엿한 농사꾼이 다 된 부부다.
함전례씨는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남편이 농기계를 사겠다는 거예요. 규모도 크지 않은데 큰 돈을 쓰려고 해서 많이 다투기도 했어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최동선씨는 “처음이라 막막해서 그랬죠. 삽질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데 농사는 지어야겠고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었죠”라며 웃는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투기도 했던 부부지만 조금씩 손에 익어가는 농사일과 수확의 기쁨, 무엇보다 좋아진 건강을 느끼며 즐겁게 마음을 맞춰 살아가고 있다.
부부가 주로 재배하는 양파는 겉과 속이 같은 작물이다. 이런 양파처럼 부부는 앞으로도 예쁜 풍경에 안긴 집의 모습만큼 예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살아갈 것이다.
“지금처럼 건강관리 잘하면서 욕심 없이 농사짓고 이렇게 살고 싶어요. 흔한 말이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이라는 생각이 딱 지금 저희의 마음이에요.”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