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아이 아빠, 즐거운 청년 농사꾼
행복한 세아이 아빠, 즐거운 청년 농사꾼
  • 영광21
  • 승인 2016.01.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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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백수읍 김체윤씨

개구쟁이 첫째 7살 시후, 장난꾸러기 5살 건우, 미소천사 막내 2살 준우까지 귀여운 세 아들과 사랑하는 아내, 어머니가 있어 그의 시골생활은 오늘도 행복하기만 하다.
5년전 귀농한 김체윤(34)씨는 일찌감치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고향 백수읍으로 내려와 땀 흘려 일하고 얻는 수확의 기쁨,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을 누리고 있다.
“도시생활이 너무 퍽퍽하고 아무 재미가 없었어요. 수입도 생각한 것보다 적었고 이럴 바에야 아버지의 권유대로 고향에 가서 살자고 마음먹었죠.”

경험의 소중함 느끼다
고향에서 대파 6,000평, 논 1만4,000여평의 농사를 짓고 있는 김체윤씨는 “귀농후 농사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고 아무것도 모른채 시작 하려니 힘들었어요. 농기계도 없어서 매번 지인에게 빌리려니 쉽지 않더라구요”라며 처음 농사를 시작하며 힘들었던 때를 떠올린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에게 열심히 배우고 고향 선배들에게 조언도 들으며 나름대로 농사에 대한 지식을 갖추자 이번에는 아버지와 의견 충돌을 겪기시작했다.
“아는 게 조금씩 생기니까 아버지 말씀을 자꾸 거스르게 되더라구요. 제초제를 하라는 말씀에 친환경농법을 해보겠다고 우렁이만 넣어서 농사를 망친 적도 있었어요.”

고향이 좋은 이유

직접 겪어보고서야 어른들의 노하우와 경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느꼈다는 김체윤씨. 그는 “아버지께서 잘못 하고 있는 것도 그냥 두고 보셨던 건 아마 ‘실패도 좋은 경험이니 해봐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라며 2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한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저와 의견 충돌이 많아지자 임대해준 땅이 있는 영암군으로 떠나셨어요. 투병 끝에 돌아가셨지만 떨어져 있다 가셔서 그런지 아직도 영암에 계실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요.”
지금은 곁에 없지만 고향에 올 수 있게 이끌어주고 농사꾼의 삶을 일찍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 아버지, 그런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에 고향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김체윤씨다. 아버지뿐 아니라 어릴 적 추억을 공유한 고향 선후배들, 사냥 등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유까지 많은 것들이 그가 고향에 돌아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백수읍청년회, 4-H 등 지역에서의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 그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농업회사법인 <초향>을 설립해 이사 역할도 맡아 귀농생활의 재미를 다양하게 찾고 있다.
김체윤씨는 “시골에 오니 사람들과의 관계나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 취미생활을 즐기는 여유 등 많은 좋은 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제 사랑하는 아들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책가방을 던져놓고 밖으로 나가 뛰어놀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라며 웃는다.
“시후야. 어딨니.” 김체윤씨가 살고 있는 백수읍 상사리에 해가 뉘엿뉘엿 지면 오늘도 친구들과 놀러나간 개구쟁이 시후를 찾는 김체윤씨 부부의 행복한 외침이 들려온다.
“다른 농사꾼들이 그렇듯 규모도 늘리고 열심히 농사지어서 가족들과 지금처럼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요.”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