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90세가 넘었지만 주름하나 없는 고운 얼굴에 인자한 미소가 가득하다. 인자한 미소만큼이나 털털한 성격으로 경로당에서도 늘 인기쟁이인 유순희(91) 어르신.
매일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유 어르신은 19살에 5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지만 남편은 어린 아들 둘만 남긴 채 먼저 세상을 떠났다.
5년간의 짧은 결혼생활을 마친 유 어르신은 영광읍으로 이사와 홀로 두 아들을 키우다가 좋은 기회로 재혼을 하게 됐다.
“우리 큰아들이 5살, 둘째가 1살에 남편을 잃고 나서 나혼자 살아봐야겠다 했는데 좋은 사람을 만난 덕분에 마음은 늘 든든하게 살았어”라며 “우리 남편은 경찰이었어. 목포경찰서에도 근무하고 영광경찰서에도 근무했었어”라고 말한다.
2번째 결혼후 아들 하나에 딸 셋을 얻은 유 어르신은 아들 셋, 딸 셋을 키우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갔다.
“그때는 영광읍도 다 논이고 밭이었어. 나도 농사지어서 우리 애들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고 했지. 우리 남편이 혈압이 높아서 많이 아파 고생을 참 많이 했어”라고 말한다.
많은 고생으로 유 어르신의 손에는 주름이 가득하지만 그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7년전 사촌형님의 병문안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유 어르신은 집앞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해 한동안 제대로 걷지 못해 오랜 시간 고생을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강한 의지로 열심히 운동한 덕분에 지금은 지팡이 없이도 잘 걸을 수 있게 됐다.
“동네 사람들이 다 놀랬지. 그때는 이대로 못걷고 주저앉는구나 했는데 걷는 연습도 열심히 하고 밥도 많이 먹고 하다보니까 이만큼 건강해진거야”라며 웃는다.
유 어르신은 1주일에 2번씩 경로당에서 진행되는 체조교실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며 건강관리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 어르신은 30여년째 당뇨병을 앓고 있음에도 같은 나이대 어르신들보다 건강한 편이라고 자랑한다.
“나는 막내아들내외랑 같이 살고 있는데 우리 며느리가 나한테 얼마나 잘하는지 내가 손하나 까딱 안해도 다 알아서 해주니까 나는 편하게 살고 있어”라며 “나는 아들, 딸, 며느리, 사위가 다 셋씩 있고 손주만 16명이야”라고 얘기한다.
자식들 잘 키워놓고 이제는 자식들과 손주들 보는 재미로 산다는 유 어르신은 자식부자답게 모두 건강하게 살길 바라고 있다.
유순희 어르신은 “미국에 사는 우리 딸들도, 영광에 사는 우리 아들들도 하나같이 다 이쁘고 사랑스러워. 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지”라고 말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유순희 어르신 영광읍 교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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