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웃음소리가 가득 넘치는 경로당에서 매일 마을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김옥순(85) 어르신.
염산면 두우리가 고향인 김옥순 어르신은 앳된 열일곱에 5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우리 영감이랑은 중매로 만나서 결혼했지. 야학을 다녔으면 연애도 해보고 했을텐데 우리 아버지가 야학을 못다니게 해서 연애 한번도 못해보고 시집왔네”라며 웃는 김 어르신.
연애는 못했지만 누구보다 다정한 남편을 만나 아들 하나에 딸만 다섯을 낳아 기른 김 어르신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다.
“나는 젊어서부터 밭농사, 논농사 짓고 살았는데 농사를 많이 지어서 먹고 살기는 괜찮았어”라며 “염산이 바닷가 마을이어도 여기는 해변육지라 바닷일은 안했어”라고 말한다.
누구나 자식들을 키울 때는 힘들었다고 말하지만 김 어르신은 효심 가득한 6남매를 키우는 그 시간들이 행복했다고 말한다.
30여년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냈지만 마음고생을 많이 시켜 이제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김 어르신은 먼저 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
“우리 영감이 빚보증을 잘못 서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어. 요즘말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게 병이 됐어”라며 “나도 그때는 마음고생 참 많이 했었네”라고 말한다.
든든했던 짝을 잃은 슬픔은 뒤로한 채 김 어르신은 홀로 6남매를 꿋꿋이 키웠다. “고생해서 키워놓으니 자식된 도리는 다하고 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라며 “우리 둘째 딸이 영광에 사는데 자주 찾아오고 올 때마다 반찬 몇가지씩이라도 해다 주니까 먹고 살지. 김장도 우리 딸이 다 해다 줘”라고 말한다.
딸 덕분에 홀로 있어도 든든한 김 어르신은 매일 경로당에서 마을어르신들과 함께 화투놀이도 하고 1주일에 1번씩 요가도 배우며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허리가 안좋아서 걷기가 힘들었는데 요가를 배우고 나서부터 얼마나 좋아진지 몰라”라며 “지금은 크게 아픈데 없이 잘 살고 있어”라고 얘기한다.
늘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김 어르신은 매일 뉴스를 챙겨보며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듣기도 한다. 최근에는 불우이웃돕기에 동참하고 받은 빨간 사랑의 열매 배지를 가슴에 달았다고 자랑한다.
“어려운 사람들 돕는다고 성금을 모은다고 해서 조금 냈더니 우리 이장이 이쁘게 하나 달아줬어”라며 웃는 김 어르신은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김 옥 순 어르신 / 염산면 축동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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