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엔 건강이 최고 행복이지”
“이 나이엔 건강이 최고 행복이지”
  • 영광21
  • 승인 2016.03.2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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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임 님 어르신 / 불갑면 부춘리

코 끝에 느껴지는 따스한 봄꽃의 향기가 감도는 불갑면 부춘리 마산마을. 작고 조용한 마을에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조임님(85) 어르신.
매일 경로당에 나와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조 어르신은 젊은 시절 큰 고생 없이 행복한 삶을 살았다.
열일곱 앳된 나이에 1살 어린 남편을 만나 결혼한 조 어르신은 아들 다섯, 딸 하나를 낳아 기르며 시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살았다.
“우리 영감은 중학교를 다니다가 결혼을 했는데 우리 시댁에 아들이 하나밖에 없었어”라며 “그 시절에는 아들 하나만 낳아도 시부모님한테 이쁨 받던 시절인데 나는 아들을 다섯이나 낳았으니 얼마나 사랑받고 살았겠어”라고 말한다.
조 어르신은 시부모님의 사랑 아래 속 한번 안 썩이고 잘 커준 자식들 덕분에 행복하게 살았다고 얘기한다.
심장이 좋지 않았던 남편은 5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조 어르신은 다정다감했던 남편의 모습도 여전히 눈에 아른거린다.
조 어르신은 “환갑도 못 쇠고 간 양반이 불쌍하지. 오래 살았으면 둘이서 도란도란 잘 살았을텐데 아쉽제”라고 말한다.
허리와 다리가 아파 거동은 불편해도 집과 경로당이 가까워 매일 경로당에 출석도장을 찍고 있다는 조 어르신은 20여년전 암에 걸려 수술을 했지만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
“그때 당시에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진을 해준다고 해서 가서 했는데 의사선생님이 결과를 보더니 검사를 한번 더 해보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는데 자궁암에 걸렸다고 해서 수술을 했어”라고 말한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간단한 수술로 암은 깨끗하게 제거됐고 조 어르신은 완치판정을 받았다.
조 어르신은 인심 좋은 마을사람들의 도움과 1주일에 1번씩 찾아와 안부를 묻는 생활관리사의 도움으로 어려움 없이 잘 살아가고 있다.
“아침밥 먹고 경로당에 와서 점심도 여기서 먹고 저녁도 여기서 먹고. 매일 여기서 살다시피 하지”라며 “우리동네는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싹싹하게 잘해주는지 나는 고마운 마음으로 살고 있어”라고 말한다.
건강하게만 산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하는 조 어르신은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아들이 올해는 꼭 좋은 배필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바라고 있다.
조 어르신은 “다 장가보내고 하나 남았는데 아직까지 좋은 사람을 못 만났는지 혼자 살고 있어. 우리 아들도 얼른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라고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