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를 영광특산물로 만들거예요”
“무화과를 영광특산물로 만들거예요”
  • 영광21
  • 승인 2016.04.01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3 - 백수읍 이기범·서숙자씨 부부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가마솥 앞에 앉아 된장 담그기에 한창인 금슬 좋은 부부가 있다. 5년전 귀농해 새로운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 이기범(59)·서숙자(51)씨 부부.
인천에서 상조회사를 운영했던 부부는 아내 서숙자씨의 건강이 나빠져 몸조리를 하기 위해 잠시 쉴겸 고향에 내려왔다.
남편 이기범씨는 “홀로 계신 어머니도 걱정되고 아픈 아내를 생각해서 1년만 쉬었다 가자라는 생각으로 고향에 왔다가 그길로 정착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부부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로 마음먹은 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1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시골살이에 부족함을 느껴 부부는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우리 아내 고향이 영암인데 영암에는 무화과가 유명하잖아요. 마침 처형이 무화과 농사를 짓고 있어서 처형의 도움을 받아서 무화과를 심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하는 남편 이기범씨.
아내 서숙자씨는 “공기 좋은 곳에 와서 사니까 건강도 많이 회복됐어요”라며 “지금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요양보호사로도 활동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부부는 영암 무화과 재배농가를 방문해 재배기술을 배우고 노하우를 전수받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또 집 뒤에 무화과 나무를 심어놓고 기후나 나무의 상태 등을 꼼꼼히 살피는 등 수시로 관찰하며 무화과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무화과로 시작한 귀농생활
남편 이기범씨는 “무화과의 효능은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여성들에게도 정말 좋고 맛도 좋아서 영광의 대표 특산품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라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부부는 매년 여름이면 백수읍에 노점을 마련해 직접 재배한 무화과를 판매하며 시골살이에 재미를 느껴가고 있다.
부부는 무화과뿐만 아니라 콩도 심고 7가지 맛이 난다는 인디언감자도 재배하고 있다.
“6년전에 우연히 인디언감자에 대해서 알게 됐는데 우연히 영광 5일시장에서 발견하고 2㎏을 사다가 심었어요. 인디언감자가 관절에 그렇게 좋다더라구요”라며 “맛도 좋고 효능도 좋아서 앞으로 꾸준히 재배할 생각입니다”라는 이기범씨.
다른 작물보다 무화과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부부는 토질이 좋은 황토밭에 무화과를 심어 과육이 탄탄하고 당도가 높은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다.
아내 서숙자씨는 “백수읍이 바다와 가까이 있어 해풍이 부니까 해풍을 맞고 자란 무화과는 더 맛이 좋더라구요”라며 “청정지역인 영광에서도 무화과가 잘 자랄 수 있으니 앞으로 효자작물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얘기한다.
도시에서 생활할 때는 몰랐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는 부부는 투박하지만 열정을 가지고 귀농생활에 만족을 느끼고 있다.
“흙내음, 꽃내음 맡으면서 살 수 있어서 좋고 나이 드신 어머니를 모시며 효도도 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이게 귀농의 행복이죠”라는 부부.
부부의 노력의 결실이 맛좋은 무화과로 맺어져 영광지역의 대표 특산물로 무화과가 많은 사랑을 받는 날을 기대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