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흥리 잉꼬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덕흥리 잉꼬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 영광21
  • 승인 2016.04.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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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열·김점순 어르신 부부 묘량면 덕흥리

70여년이 넘는 세월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정겹게 살아오고 있는 노부부가 있다. 묘량면 덕흥리 작은 마을에서 부부의 연으로 만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이기열(89)·김점순(86) 어르신 부부.
18살 묘량총각과 15살 함평처녀가 만나 결혼해 7남매를 낳아 기르고 지금은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기열 어르신은 “우리때는 동네마다 중매쟁이가 한명씩 있었는데 우리도 알음알음 중매를 통해서 만나서 결혼했어”라며 “곱디 고운 아내 얼굴이 이제는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가 됐지”라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
김점순 어르신은 “나는 어린나이에 시집왔어도 우리 시어머니, 시아버지 사랑받고 남편사랑 받고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지 몰라”라며 웃는다.
젊은시절 논농사, 밭농사를 지으며 아들, 딸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노부부에게는 아픈 몸만 남았지만 부부가 함께 할 수 있으니 이마저도 행복하다.
이기열 어르신은 “아무리 내가 도와줬어도 아들을 다섯이나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겠어. 우리 집사람이 고생을 많이 했어”라고 말한다.
고된 세월을 보낸 아내는 허리와 다리가 좋지 않아 매일 병원을 다니고 있다. 매일 택시를 타고 병원을 다니는 아내를 대신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이기열 어르신도 4년전 폐암선고를 받고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는 3개월에 1번씩 대학병원에 가서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데 우리 집사람은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매일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해야 해서 고생이지”라는 이기열 어르신.
김점순 어르신은 자신을 대신해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는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영감이 밥하고 빨래하고 안하던 일 하려니 얼마나 힘들겠어. 그나마 같은 동네에 사는 질부가 와서 도와주니까 그럭저럭 살만해”라는 김점순 어르신.
하지만 이기열 어르신은 오히려 매일 병원에 다니느라 경로당에 한번 가서 놀 시간이 없는 아내가 안쓰럽기만 하다.
이기열 어르신은 “나는 경로당에 와서 동네사람들이랑 노는데 집사람은 병원을 오고가는 것만으로도 고생이지”라고 말한다.
김점순 어르신은 “나는 우리 영감 없으면 못살아”라며 웃는다. 몸이 좋지 않아 함께 여행 한번 가기 힘들지만 이렇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노부부.
이기열 어르신은 “건강하게 오래 살면 참 좋은데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겠어. 지금보다 더 안아프고 잘 살아주면 고맙지”라고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