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후 찾은 건강과 행복 좋아요”
“귀농 후 찾은 건강과 행복 좋아요”
  • 영광21
  • 승인 2016.04.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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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 대마면 김관종·유부형씨 부부

“교회를 개척하려고 영광에 왔다가 얼떨결에 농사도 함께 짓게 됐는데 요즘 매일매일이 정말 행복합니다.”
서울에서 목회를 하던 김관종(64) 목사는 40여년의 도시생활을 마치고 아내 유부형(65)씨와 함께 귀농을 했다.
김관종 목사는 “영광에는 외가도 있고 고향이 고창이라 자주 왔던 곳이라 친근합니다”라며 “집만 사려고 했는데 땅도 같이 사게 돼서 서툴지만 농사도 조금 짓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아내 유부형씨는 “저는 도시생활만 해봐서 늘 시골생활을 꿈꿔왔었어요”라며 “길가에 핀 들꽃 하나부터 모든 것이 감사하고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농사짓는 목사의 행복한 삶
부부는 농사경험이 전혀 없지만 농업기술센터와 귀농협회에서 교육을 받고 아로니아를 심었다.
“아로니아가 초보농사꾼이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작물인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3년된 아로니아 나무를 사서 1,100주를 심었습니다”라는 김 목사.
장날 시장에 갔다가 과일나무를 잔뜩 구입한 부부는 아로니아 밭 한켠에 감, 복숭아, 사과, 자두, 무화과, 매실, 대추, 포도나무도 심었다.
아내 유부형씨는 “이제 아로니아도 조금씩 열매를 맺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신기한지 몰라요”라며 웃는다.
김관종 목사는 현재 고창군 대산에 있는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어 1주일에 2번씩 영광과 대산을 오가고 있다.

귀농이 가져다 준 여유
“집안 동생이 목회를 하던 교회인데 건강이 안좋아져서 임시로 제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라며 “농사도 짓고 목회도 하고 이 생활이 정말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농사짓는 목사님>이라는 칭호가 참 듣기 좋다는 부부는 10여년전부터 시골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시골까지 내려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함께 살던 아들이 결혼한 후 이곳저곳 귀농할 지역을 알아보다가 친구의 권유로 영광을 선택하고 정착하게 됐다.
아내 유부형씨는 “날이 갈수록 귀농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공기 좋은 곳에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김 목사는 “매일 넥타이만 메고 살다가 복장이 자유로워지니까 마음도 한결 좋습니다”라며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며 활짝 핀 꽃을 보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깨닫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부부는 귀농 초기 마을 경로당을 찾아 마을 어르신들께 식사대접을 하며 인사를 했다. 마을사람들도 인정 넘치는 부부의 모습에 “동네에 복이 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관종 목사는 오랜 목회생활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 받았지만 귀농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살다보니 수술을 하지 않고도 건강을 회복했다.
아내 유부형씨도 “저는 원래 잠을 잘 못 잤었는데 여기와서는 정말 편하게 잘자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부부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살고 싶어요”라며 “서툰 농사지만 형제들과 나눠 먹으며 여유 넘치는 삶을 살거예요”라고 말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