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과 디자인을 소재로 한 2016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가 지난 5일 나주에 있는 전남농업기술원과 빛가람도시 일원에서 시작됐다.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의 승인을 받아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남도가 주최하는 친환경디자인박람회는 <세상을 바꿀 새로운 삶의 모색>을 주제로 친환경디자인의 미래를 담은 7개의 전시관을 선보였다.
‘세상을 바꿀 새로운 삶의 모색’ 주제 7개 전시관
박람회장은 3개 권역, 9개 전시공간으로 꾸며졌다. ‘인류 질주의 장’ 권역에는 플라스틱 아일랜드관, 지구 온도 +6℃관, 오염과 인체 체험관이 들어서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쪽빛 바닷길’과 브리지 형태의 야외 전시공간인 ‘빛과 바람의 울림길’을 거쳐 천연염색관, 콘텐츠산업관, 미래관, 디자인스쿨, 라이프투게더관, 남도관 등 7개의 관을 지나면서 전남의 친환경 자원부터 세계의 디자인 제품, 친환경 디자인 산업의 미래까지 체험할 수 있다.
전시공간 구성도 1회용 텐트 사용을 최소화하고 기존의 시설물을 재활용, 다시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친환경디자인박람회다운 면모를 연출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와 무겐디 음리타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장 등 유명 석학을 초청한 국제 심포지엄, 세계 천연염색 디자인작품 전시회와 학술행사도 열린다.
이색적인 볼거리로 관람객 ‘눈길’
다른 박람회와 차별화된 이색적인 볼거리도 푸짐하다. 뮤지컬 명성황후 제작진이 연출하는 주제공연 ‘하늘정원’은 야외공연 형태로 배우와 관객이 호흡하는 쌍방향 뮤지컬로 꾸며진다.
이 외에도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있다.
박람회 입장권은 성인 기준 1만원, 4인 가족권 2만원이다. 박람회 입장권으로 나주와 담양 등 전남도내 유명관광지의 할인 또는 무료입장 혜택도 주어진다.
전남새뜸

지속가능한 발전과
삶의 터전 만들어갈지 보여줄 것
고석만 2016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 조직위원회 총감독
2016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모두가 놀랄만한 매우 독특하고 의미있는 박람회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미술 트렌드에 맞춰 참여 디자인을 모토로 가장 민주적인 박람회로 준비했다.
현대 미술은 40년 이상 동의어를 반복해왔다. 개념미술 아니면 설치미술, 그래서 세계 미술계는 ‘예술은 죽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침체돼 있을 때 플럭서스(Fluxus) 운동이 나타났다.
전위예술운동, 플럭서스 운동에 앞장선 이가 바로 백남준 선생이다. 플럭서스 운동의 최고 키는 쌍방향 콘텐츠다. 뉴미디어를 이용한 쌍방향 동시 가치의 프로젝트는 당시 일방적으로 쏟아 붓기만 하던 예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과거의 미술은 얼마만큼 현실을, 사실을, 사물을 똑같이 재현하느냐 못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이 컨버전스(융합)의 세계, 뉴플럭서스가 만들어지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인간의 문화와 기계의 문화가 같이 만나는 새로운 공간이 형성된 것이다. 이 공간에서는 무한한 상상력이 발휘되고 모든 역사가 포용되며 새로운 미래를 얼마든지 그려낼 수 있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공간이 만들어졌다.
나와 백남준 선생과의 인연이 깊다. 선생이 나한테 유언을 남길 정도였다. 선생이 돌아가시기 1년전에 세계 75개국 기자들이 스튜디오에 모여 백남준 선생의 마지막 퍼포먼스를 하게 됐다. 피아노를 부수고 피아노 옆에 있는 페인트 통을 나한테 갖다 붓고 뭐 이런 분위기였다.
나는 단벌로 갔기에 이 페인트 묻은 옷을 입고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쪽 구석에 앉아서 닦고 있는데 큐레이터가 다가와 “당신 미친 사람 아니냐. 이 옷을 벗어서 마네킹에 씌우기만 해도 몇 억짜리 작품이 될 텐데 이걸 왜 지우고 있느냐”며 나무랐던 기억이 난다.
이런 인연이 있는 백남준 선생의 작품을 인용해 크게 히트를 친 적이 있다. 2014년에 193개국 국무총리급 IT장관들이 부산에 모여 22일 동안 ITU정권회의를 개최했는데 IT와 문화가 세계대회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는지에 대해 총감독을 맡아 연출했다.
바로 국립 무용단의 <묵향>이란 작품인데 묵향을 통해 이른바 컨버전스, 융합무대를 개막식에서 선보였다. 그날 공연은 백남준 선생의 ‘로그인’이라는 작품을 인용한 것이었는데 작품을 본 많은 사람들이 경탄을 금치 못했다.
예술의 기본은 소통이다. 소통은 함께 참여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소통에 새로운 개념이 더해지면 곧 융합이 된다. 고급와인에는 스토리가 있듯이 융합에 스토리를 부여하면 문화가 되는 것이다.
지난 5일 나주에서 시작된 2016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는 전남의 무수히 많은 친환경적 자원이 디자인과 융합해서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발전과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는지 관람객과 함께 소통하는 장이 될 것이다.
기존 박람회의 틀을 벗어나 각 전시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스페이스텔링을 도입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할 뿐 아니라 감동까지 있는 박람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