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그거 아니? 너희들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란다.
운동장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참 파랗다.
학교 나무들은 푸르름이 짙어지고 작은 티 하나 묻어있지 않은 하늘이 너무 깨끗해 바라보는 선생님의 눈도 맑아진 듯하구나.
너희들의 깔깔거리는 해맑은 웃음, 너희들의 눈물과 고민들, 너희들이 일궈가는 희망찬 걸음걸음이 파란 저 하늘을 향해 열려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도 너희들은 꿈을 그리고 아직은 작은 소리로 말하고, 아직은 희미한 색으로 너희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너희의 이름이 희망이고 주인공이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너희가 걷는 길은 푸른 들길로 이어져 있으며 아름다운 들꽃의 향기와 나무들 사이로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 친구, 가족, 이웃들, 선생님들 곁으로 나 있단다.
40년전 너희들보다 더 작고 더 서툴고 더 천방지축이었던 여학생을 떠올려본다. 꼬맹이가 별명일 만큼의 작고 왜소한 체격의 여학생은 체육시간의 100m 달리기와 음악시간에 가창시험이 너무 싫었고 아침에 염산에서 오는 버스가 그냥 지나쳐버리면 10리길을 뛰다시피 해서 학교에 와야 하는 고난의 학교생활이었지.
운 좋게도 경운기라도 만나면 비포장도로에 흙먼지 휘날리며 덜컹덜컹 거리는 경운기 뒤에서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그날의 행운에 너무나 고마워하고 신나했지.
그 여학생이 다녔던 그 학교도 맑은 하늘과 푸르른 나무들이 있었고 작고 왜소했지만 늘 뭔가를 꿈꾸며 도전했었지.
지금 그 아이보다 더 활짝 웃고 더 많은 꿈을 꾸는 아이들을 보면서 때로는 나에게 위로와 격려를 받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40년전 그 여자아이의 희망과 행복을 생각해본다.
무모했던 키 작은 아이를 놀리지 않고 응원해주고 다독거려준 학교친구들, 야속하게 출발하는 버스를 후진시켜 기사님 문으로 나를 들어 올려주시고 비좁은 자리에 앉혀주신 선생님, 학교 앞 만화방 아줌마의 웃음과 따뜻한 마음들이 함께 했기에 그 아이는 꿈을 이룰 희망을 놓지 않았고 늘 행복했을 것이다.
세상도 순환하고 인생도 순환한다. 나는 지금 무성한 여름을 기다리는 봄에게 편지를 쓴다. 봄은 꽃도 아름답지만 연초록의 신록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너희는 청춘의 봄이다. 청춘은 그 자체가 빛나는 아름다움이다. 희망이다.
영광여자중학교 교사 심 선 옥
아빠, 사랑해요 파이팅!
아빠, 아들 태찬이예요.
아빠, 요즘 제가 동생들 괴롭히고 엄마 말 안들어서 속상하죠?
아빠는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데 저는 놀기만 하고…
저도 말 잘 듣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이제 한번 더 결심해서 열심히 노력할께요. 그리고 공부도 열심히 할께요.
아빠, 저는 항상 아빠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빠 생각하는 아들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세요.
아빠, 우리집 형편 때문에 힘든거 다 알아요. 제가 언제 새벽에 아빠 일 나가시는 걸 본적이 있는데 그 눈빛이 아주 힘들어 보였어요. 정말 잊을 수 없었어요.
그 눈빛을 보고 제가 결심을 했어요. 근데 지키지 못했어요.
아빠만 일하고 우리는 놀고… 이제는 진짜로 열심히 해볼게요.
저는 열심히 공부할테니 아빠는 제 모습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하세요. 한번 진짜로 해볼게요. 같이 해보게요. 사랑해요.
큰 아들 태찬이 올림(불갑초6)
나의 소중한 보물들에게
반짝반짝 빛과 소금처럼 지혜롭게 잘 자라주는 듬직한 내딸 지원아. 늠름하게 묵묵히 누나와 함께 동생을 잘 돌봐주는 내아들 은상아. 장난기가 많으며 엄마의 피로를 풀어주는 미소가 예쁜 준상아. 엄마는 오늘도 너희와 많이 놀아주지 못해 참 미안하구나.
며칠전에 우리 함께 유니큐브 게임을 했었지?
엄마는 너희들의 지혜로운 모습을 봤단다. 또한 많이 배웠다.
서로 사이좋게 게임을 통해 생각 주머니가 열린 것을 보면서 엄마의 어린 시절 놀이를 떠올려 보았단다.
놀다보면 의견충돌도 생길텐데 그럴 때마다 듬직한 지원이가 엄마에게 가족회의를 하자고 제안하면 훌쩍 커버렸다는 생각이 든단다. 결정권은 엄마에게도 없지만 말이야.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아빠가 몸이 좋지 않아 많이 놀랬을텐데 아빠를 더 생각하고 걱정해주는 너희들이 정말 대견하구나.
공부하랴 숙제하랴 힘들텐데 아빠, 엄마의 건강도 신경써주니 많이 고맙다. 바쁜 엄마를 만나서 많이 미안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니 정말 감사하다. 봉사하는 엄마가 좋다고 하는 너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단다.
오늘 엄마는 가족을 두부와 비교해 봤단다.
조심하지 않으면 부서질 수도 있으니까. 우리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두부처럼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멋지고 훌륭한 가족으로 남자. 우리집 가훈처럼 항상 웃고 살자.^^
엄마 강 윤 례(영광읍)
우리 가족의 슈퍼맨인 당신에게
아직도 우리의 첫 만남이 생생한데 벌써 결혼 생활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네요.
10년을 함께 살았는데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당신에게 편지를 써 봅니다.
친구 대신으로 ‘차 한잔만 하고 와야지’ 하고 나간 자리에서 당신을 만나 부부의 인연까지 맺게 됐네요.
보통의 부부들보다는 10년 늦게 시작된 우리의 결혼 생활!
시어머님, 시누이, 아들, 딸 이렇게 여섯 가족이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살아 갈 수 있는 것이 처음에는 내가 잘해서 그런 줄만 알았어요.
알고보니 여러 상황이 생길 때마다 내 입장에서 편들어 주고 응원해 주고 있는 당신의 노력에 결과라는 걸 속없는 저는 이제서야 알아 가고 있답니다.
바쁜 직장생활에 쫓기다 보니 아내로서, 큰며느리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항상 빈자리가 많아 미안함이 크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부족함 많은 나를 이해해줘서 고맙고, 이 세상 누가 뭐라 해도 나의 편이 돼 줘서 고맙고, 나를 많이 사랑해줘서 고맙고, 우리 아들 지홍이, 딸 민서에게는 해결사 슈퍼맨이 돼 줘서 고마워요.
한결같이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나의 남편에게 정말정말 감사하네요.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사람하고 어찌 사냐’고 결혼초 당신 직장 동료들에게 많이 들었던 말이에요.
우리 집에선 인기 많은 개그맨이라는 걸 모르고들 하는 소리지요.
아이들을 위해 마당에서 개를 키우며 뛰어 놀아야 한다며 이사한 시골집의 생활도 벌써 반년이 지나 가네요.
처음엔 이사하는 걸 반대했는데 검게 그을린 아들의 얼굴과 나무에도 올라가는 우리 딸을 보며 정말 당신의 선택이 잘한 일이라고 박수를 보냅니다.
개 3마리에 닭 7마리 정말이지 대가족의 가장이 돼버린 당신에게 이 글을 통해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전해요.
여보!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 가족의 건강한 슈퍼맨이 돼 주세요.
이 세상에서 당신을 가장 사랑하는 아내 이 화 연(대마면)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신 신연주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염산중학교에 다니는 선생님의 제자 소연입니다.
선생님께서 학교를 떠나신지 2년이란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늘 고마움과 그리움으로 떠오르는 선생님의 모습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그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지내고 말았습니다.
스승의 날 즈음에 이러한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이렇게라도 선생님께 다가갈 수 있게 됨을 감사해요.
중학교 생활을 막 시작한 1학년 초반기에는 선생님이 1학년의 공동체라는 구성원 속에서 저희반의 리더였습니다. 아직 학교 규칙도, 공부도 잘 모르고 어리둥절한 상태로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하고 철도 안든 저희들에게 모든 것을 하나하나 다 알려주시고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 3학년이 돼서 다시 생각해보니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건 ‘사랑’ 아니면 힘들었을 거란 생각입니다.
18명 모두 개성이 강하고 그만큼 생각도 달랐습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선생님께서는 무지개빛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친구에 대한 배려와 협동심이라고 야단 대신 비유를 들어가며 이해를 시켜주셨습니다.
1년 동안 생각과 의견이 전혀 달랐던 저희들이 점점 의견을 맞춰 나가고 배려를 실천해가면서 공동체로서 많은 성장을 할 기회가 됐습니다.
선생님은 저희에게 매일 아침 독서와 느낀 점을 쓰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하셨었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 힘겨워 불평불만도 하고 진지하지도 못했지만 놀랍게도 한 학기가 흐른 후에는 독서 그래프가 쑥쑥 올라가는 만큼 아침시간이면 알아서 책을 펴고 기록하는 독서 능력도 키워졌습니다.
또 학교에서 1박 2일 캠프했던 것이 떠오르네요. 도서실에서 영화도 보고 그 영화로 토론도 해보고 역할극도 해보며 간식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새벽 2시까지 책도 읽어보고 선생님이 계획하고 마련한 자리 덕분에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친구들이 즐겁게 활동하는 모습은 바로 선생님이 저희들 마음에 뿌려주신 씨앗이 싹을 틔운 결과인 것 같아요.
선생님!
장난 끼가 많던 강승우, 수줍음이 많던 강승진, 항상 친절했던 김다의, 웃음이 많았던 김문희, 플루트를 잘 불던 박지애, 봉사정신이 남달랐던 서샛별, 머리도 다리도 길었던 선현아, 춤을 잘 추던 설바다, 묵묵히 할 일을 하던 손지혜, 독서를 열심히 하던 오운지, 노래를 잘 부르던 오현진, 항상 밝던 임정민, 성실했던 장예지, 남의 말을 잘 들어주던 정현주, 정의로웠던 주혜민, 분위기 메이커 최유진 그리고 소통할 줄 아는 제자 김소연 잊지 말아주세요. 사랑합니다 ♥
김 소 연(염산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