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처럼 세상 밝게 비추며 살고파”
“등대처럼 세상 밝게 비추며 살고파”
  • 박은정
  • 승인 2005.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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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을 일구는 여성 - 정 순 복 법성5리장
“법성5리 주민여러분 호적 정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성명정정 호적정정 등의 업무대행이 필요하신 주민은 면사무소에서 민원실로 찾아가셔서 자세한 문의와 안내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법성5리 정순복(57) 이장이 크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 정순복 이장은 지난해 5월 이장으로 선출돼 9개월째 마을일을 맡아하고 있다. 법성5리는 법성면의 중심지역으로 300여세대에 82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정부에서 여성이장을 장려하고 있으며 주위의 권유 등으로 마을이장을 맡게 됐다”는 정 이장은 “우리마을은 3명이 이장을 지원해 주민들의 투표를 거쳐 선출했다”며 “공정한 투표를 통해 선출돼 그 기쁨이 더욱 컸으며 주민들이 뽑아준 감사함에 대한 보답으로 열심히 활동하려 한다”고 선출과정을 밝혔다.

요즘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예전과는 다르게 각 지역에서는 여성이장 수를 늘려가고 있고 그 이유로 전체 이장들 중 제법 많은 수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정 이장은 영광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이장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이다.

천주교 홍농성당 법성공소에서도 4년째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결혼해서부터 35년간 성당을 다니며 깊은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여성이장을 맡기 전에도 크고 작은 사회활동을 꾸준히 해온 그는 10여년간 통닭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틈틈이 성당에서 펼쳐지는 봉사활동과 지역봉사대에 참여하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간병인교육 호스피스교육 등 봉사에 필요한 공부를 하며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환자들을 방문해 정을 나누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이장은 체구는 조그마해도 강한 책임감과 야무진 추진력이 있다”며 “여성 특유의 섬세한 배려가 마을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조성해 이웃간에 화합이 잘 되고 있다”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그를 높이 평가했다.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도움이 필요한 자리라면 언제나 가까이 다가서며 새로운 활동에 늘 도전하는 의지의 여성 정순복 이장. 그는 “무엇이든지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더불어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마음이 부자인 삶인 것 같다”며 “남은 이장 임기동안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참다운 ‘이웃사랑’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주민의 불편함을 발견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는 정 이장의 부지런한 발걸음은 법성5리 주민들을 위한 희망의 작은 불빛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