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375 - ● 장수탕 선녀님(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장소 중에 빠지지 않는 곳이 목욕탕이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될 목욕탕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덕지는 엄마랑 목욕탕에 간다. 불가마가 있는 최신식 스파랜드가 아닌 오래되고 낡은 탈의실과 고물이 된 텔레비전이 있는 장수탕이다.
얼음방도 게임방도 없지만 덕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울지 않고 때를 밀고 나서 마시는 요구르트와 냉탕에서 신나게 하는 물놀이다.
그런데 오늘 냉탕에는 선녀라고 밝히는 요상한 할머니가 있다. 덕지는 선녀 할머니와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자신이 마셔야 할 요구르트를 선녀 할머니께 선물하고 발개진 얼굴로 집으로 돌아온다.
입체감이 살아있는 선녀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과 몸매가 재미를 더한다. 옛날 목욕탕의 추억은 물론 따뜻하고 유쾌하다.
날씬하고 예쁜 선녀가 아닌 늙고 뚱뚱한 선녀 할머니도 놀랍지만 발가벗고 목욕탕에서 자기처럼 노는 모습에서 묘한 쾌감을 느낀다. 판타지 안에서 깔깔 웃는 아이들은 행복하다.
지선아<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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