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효도에 매일매일이 즐거워”
“자식들 효도에 매일매일이 즐거워”
  • 영광21
  • 승인 2016.07.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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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의 어르신 염산면 축동1리

“젊은 시절에는 전쟁도 겪어보고, 고생도 많이 했지. 하지만 지금은 마을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어”라고 말하는 정유의(85) 어르신.
자동차도 흔하지 않던 시절 전북 고창에서 가마를 타고 온 21살 처녀는 3남1녀를 키우며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해졌다. 전쟁으로 인한 배고픔과 한 평생 고된 농사일로 힘든 세월을 보냈지만 자식들이 효도를 하는 모습을 보면 예전의 힘든 기억은 싸그리 사라진다는 정 어르신.
“아들 셋, 딸 하나를 키웠는데 그 중에서 딸이 제일 잘해. 안부전화도 자주 하고 맛있는 거 사들고 놀러오기도 하고. 그래도 우리 딸이 있으니까 뿌듯하지”라며 웃는 정 어르신. 정 어르신을 향한 자식들의 효심은 마을사람들도 익히 알고 있을 정도로 지극하다고 한다.
“자식들이 어릴 때부터 하나같이 속도 안 썩이고 참 착했지”라며 “애들 공부시키려고 고생도 참 많이 했지만 지금 자식들이 행복하게 잘 사는 걸 보니 뿌듯해”라는 정 어르신의 말에 마을 어르신들은 “이 집 자식들이 효도를 잘하기로 유명해”라며 맞장구를 친다.
중매로 만난 4살 연상의 남편과 보리, 고추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60여년의 세월. 비록 반평생을 동고동락 해오던 남편은 4년전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정 어르신에게는 가족만큼 소중한 마을사람들이 있어 적적하지 않다고 한다.
“이젠 여기가 우리집이야. 여기서 밥도 해먹고 화투도 치고 체조도 하고 즐겁게 살지”라며 말하는 정유의 어르신.
때때로 먼저 떠나버린 남편과 타지에 나가서 살고 있는 자식들이 그립기도 하지만 그녀에겐 오랜 세월 한 마을에서 살아온 이웃들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한다.
“힘든 시간 다 지나고 이제는 하루하루 이웃들하고 놀면서 즐겁게 살고 있지”라며 “이제는 이웃들이 내 가족이야”라고 말하는 정 어르신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나는 90살까지만 사는게 소원이야. 딱 90살까지만 살고 먼저 떠난 남편 보러 가야지”라는 정 어르신의 말에 마을 어르신들은 “증손주 재롱 한참 볼 때인데 오래오래 살아야지”라며 “명절이면 증손주들이 와서 재롱을 부리는데 한창 귀여울 때야”라고 말한다.
기나긴 세월 고생했지만 자식들과 손주들 그리고 귀여운 증손주들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는 정 어르신. 매일매일 가족들이 아픈곳 없이 건강하기만을 바란다는 정 어르신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