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노후를 보내야지”
“고향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노후를 보내야지”
  • 영광21
  • 승인 2016.07.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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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이향순 어르신 군남면 포천리

50여년의 세월을 함께 울고 또 웃으며 동고동락한 노부부가 있다. 바로 군남면 포천1리에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이상수(80)·이향순(75) 어르신 부부.
25살 총각과 20살 처녀가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중매로 만나 서로에게 의지하길 55년. 결혼하자마자 서울로 상경한 이들 부부는 타지에서 4남매를 낳아 길렀다.
젊었을 적 이상수 어르신은 사업 때문에 바빠 아내를 잘 챙겨주지 못했다. 하지만 아내는 묵묵히 남편의 곁을 지키며 내조에 힘썼다. 무심한 남편에게 서운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다정하게 챙겨주는 아내의 모습에 이상수 어르신은 고마움을 느꼈다고.
이상수 어르신은 “젊었을 적엔 내가 아내 속을 많이 썩였어. 머나먼 타지에 온 것도 힘든데 남편이 말도 안듣고 하니까 얄미울 법도 하지. 그런데 아내는 오히려 열심히 나를 챙겨줬어.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고맙고 예쁜지 몰라”라고 얘기한다.

이상수 어르신의 말에 이향순 어르신은 “그 때 속 썩인걸 생각하면 지금도 약간은 밉긴 하지. 그래도 어쩌겠어, 남편이니까 잘 챙겨주고 해야지”라며 웃는다.
서울에서 20여년간 장사를 하던 이상수 어르신은 어느 날 문득 고향의 흙내음이 그리워졌고 아내 이향순 어르신의 손을 꼭 잡고 고향인 군남면 포천1리로 내려왔다. 고향에는 그리운 얼굴의 친구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수 어르신은 “처음 서울에서 내려왔을 땐 농사가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지. 그래도 지금은 이웃들과 경로당 친구들이 있으니 즐거워”라며 웃는다.
이향순 어르신도 “매일 경로당에 나와서 사람들하고 어울리니까 즐거워”라며 “시원한 경로당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체조도 하다보면 하루가 금방가”라고 얘기한다.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게이트볼도 하고 체조도 하면서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는 이 어르신 부부. 이들에게는 또 다른 자랑거리가 있다. 바로 바르게 성장한 자녀들이다.
이상수 어르신은 “사업 때문에 바빠 아이들을 잘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아이들이 바르게 잘 성장해줘서 고맙지”라며 “아들이 시험에서 전국수석도 하고 또 딸이 상도 받고 이런 모습들을 보면 뿌듯해”라고 말한다.
이향순 어르신은 “앞으로도 자식들 잘 되고 가족들이 건강하게 잘 살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어”라며 환하게 웃는다.
정겨운 고향에서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보내는 즐거운 노년. 이들 부부의 얼굴엔 늘 웃음꽃이 가득하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