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 깊은 자식들 덕에 병도 이겨냈지”
“효심 깊은 자식들 덕에 병도 이겨냈지”
  • 영광21
  • 승인 2016.07.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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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례 어르신 법성면 진내리

자신이 나고 자란 법성면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자녀들을 낳아 기르며 고향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김정례(79) 어르신.
김 어르신에게 있어 법성면은 날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의 기억이 함께하는 추억어린 장소다.
21살에 중매로 만난 6살 연상의 남편과 가정을 꾸린 김 어르신은 달콤한 신혼생활을 즐길 겨를도 없이 4남1녀를 낳아 기르며 자식들을 위해 온갖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당시에 뭣이 가장 힘들었겠어. 밥이 없는 게 가장 힘들었지. 애들 먹여 살리려고 논농사도 짓고 남의 농사도 지어주고. 먹을 게 생기면 한 입이라도 애들 더 주려고 허리끈 졸라매며 살아왔어”라고 얘기하며 당시의 배고픔을 회상한다.
누구나 배고프던 그 때 그 시절. 아이들에게 새하얀 쌀밥을 풍족하게 먹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굶기지는 않기 위해 김 어르신은 최선을 다했다.

집안일보다는 친구와 술에 관심이 있었던 남편. 가족의 끼니를 책임질 사람은 김 어르신밖에 없었다.
젊을 적 김 어르신이 겪은 고생을 곁에서 지켜봐온 자녀들은 어머니의 고생을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단 한번도 속 썩이지 않고 효심 깊은 모습으로 마을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곤 한다.
김 어르신은 “술이 웬수고 남편도 웬수였어. 평소엔 그토록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다가도 술만 마시면 집안일은 나 몰라라 했지. 남편이 조금만 더 집안일에 관심을 갖고 도와줬다면 이렇게까지 고생을 안했을 거야”라며 “지금 생각해도 남편한테 약간은 서운하기도 하고 돌아가신거 생각하면 약간은 그립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지”라고 말한다.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 오만 고생을 다 해 인생에서 ‘고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다. 하얗고 곱디 고왔던 손은 세월이 지나 주름 가득한 손으로 변해버렸지만 고생하며 키운 자식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의 고생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김 어르신.
마을 어르신들은 “이 양반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풍으로 고생을 심하게 했었는데 자식들이 지극정성으로 돌봐줘서 지금처럼 건강하게 지내는거야”라며 입을 모아 김 어르신의 자녀들을 칭찬한다.
젊을 적 말도 못할 정도의 고생을 했지만 이제는 자녀들과 손주들 그리고 경로당 친구들이 있기에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김정례 어르신.
그동안의 고생은 훌훌 털어버리고 앞으로 환한 꽃길처럼 아름다운 여생을 보내길 바란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