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요”
“앞으로도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요”
  • 영광21
  • 승인 2016.08.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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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농촌스토리공모전 당선자>

‘그녀는 강해져야 했다. 그래야만 했다. 약하지만 강한 척이라도 해야 하는 가장이 돼야만 했다. 선택의 여지란 존재 할 수 없었다. 굶어죽지 않으려면….’
김경숙(45)씨가 쓴 <반쪽만으로 완성시킨 여섯손가락>의 한 구절이다. 40대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먼저 보내고 홀로 악착같이 일하며 치매 걸린 시어머니와 어린 6남매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 글은 농촌여성신문에서 지난 5월 주최한 제1회 농촌 스토리 공모전에서 우수작으로 당선됐다.
영광읍의 안경점에서 근무하는 김경숙씨는 홍농읍에 사는 언니의 권유로 공모전에 나갔다. 자식들을 위해 고생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어머니의 사랑을 주제로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자식들을 위해 고생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어머니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라며 “지금 제 나이쯤 어머니가 혼자가 되셨고 한쪽 눈도 불편하신데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죠”라고 얘기하는 김경숙씨.
어린 시절 앓은 홍역으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김경숙씨의 어머니 임오순 어르신은 44살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농사일과 옹기, 옷 장사 등으로 분주하게 일하며 6남매를 반듯하게 키워냈다.
고달픈 삶에 힘들어하면서도 자식들 앞에서는 힘든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식들을 살뜰히 돌보던 어머니. 80대의 고령의 나이에 찾아온 치매에도 경숙씨의 어머니는 자식들을 먼저 챙기고 걱정하곤 한다. 이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김경숙씨는 글을 써내려갔다.
김경숙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인이 꿈이었는데 결혼해서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바빠서 글을 쓸 틈이 없었어요”라며 “아이들을 다 키우고 시간이 남다보니 다시 꿈을 찾게 되더라고요”라며 웃는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부터 독후감대회 등에서 상을 받으며 문학에 대한 재능을 드러내던 경숙씨는 중학교 시절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감명 깊게 읽고 고등학교 때부터 시인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결혼 후 육아, 가사 등에 치여 그녀는 잠시 꿈을 접어야만 했다.
아들과 딸을 다 키운 뒤 김경숙씨는 자신의 꿈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동안 글을 쓰지 않았지만 그녀는 독후감대회, 편지쓰기대회 등에서 상을 받으며 자신의 재능을 빛내고 있다.
김경숙씨는 “이제 아이들도 다 컸으니 저도 제 꿈을 향해 나아가야죠”라며 “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하며 제 꿈을 더욱더 크게 키워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