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 사이로 선선한 바람이 스며들며 성큼 다가온 가을을 실감하게 한다. 오랫동안 지속된 무더위에 마을 주민들은 가을 날씨가 반갑기만 하다.
중촌, 흥촌, 월산, 신월산 등 4개의 자연마을이 한마을로 이뤄진 군남면 월흥2리(이장 김영선)는 47가구 98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다.
영광군에서 가장 먼저 찰보리 농사를 시작한 월흥2리는 밭이 거의 없고 대부분 논농사를 짓고 있다.
김영선 이장은 “우리 마을은 영광군 찰보리의 원조 마을입니다”라며 “1994년에 경기도 수원진흥청에서 20㏊에 처음 찰보리를 심어서 영광 전지역으로 확산됐습니다”라고 소개한다.
논농사가 주를 이루는 월흥2리는 100여년전에는 마을앞이 모두 바다였지만 지금은 모두 논이 형성돼 있다. 당시 배를 댔던 곳이라 해서 뱃바위라 불리는 곳이 있지만 이름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후 불갑하천 제방을 만들면서 들이 형성돼 논농사가 활성화됐고 일제 강점기때 곡물을 받는 창고가 있어 다른 마을보다는 풍족하게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 이장은 “밭농사가 적고 논농사가 많아서 여자보다 남자들의 일이 더 많다보니 여자가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라며 웃는다.
시골의 정겨움이 한가득
2008년부터 마을 이장직을 맡아 일해온 김영선 이장은 남다른 부지런함으로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
마을 주민들은 “이장이 일을 잘하니까 마을회관도 좋고 모정도 깨끗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라며 “우리는 방송출연도 많이 해서 마을 주민들이 다 유명인사야”라고 입을 모은다.
마을 주민들은 몇해전에 KBS <남도지오그래피>와 <한국인의 밥상> 프로그램에 출연해 찰보리밥, 모싯잎송편 등을 홍보하며 영광군 알리기에 앞장 섰었다.
마을 주민들의 큰 자부심이자 자랑거리인 월흥2리는 과거 행정구역이 염산면이었지만 1987년 1월1일자로 군남면으로 편입돼 군남면 월흥2리가 됐다.
한 어르신은 “나는 군남에서 태어나서 염산으로 시집왔는데 시집오고 나니까 염산이 군남이 돼서 평생 군남에 사네”라는 말에 마을 주민들의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웃간의 정이 넘치는 월흥2리는 전체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하는 야유회를 매년 개최하고 1년에 2번 정도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잔치가 열린다.
다른 마을에 비해 젊은층의 주민들도 많이 살고 있어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 시골마을의 정겨움을 더해 준다.
이처럼 부족함 없이 살고 있는 월흥2리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하나있다.
김 이장은 “마을에 운동기구가 딱 2대 있는데 다 고장나서 사용을 못하고 있습니다”라며 “마을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운동기구가 꼭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김영선(67) / 이장
우리 마을은 옛부터 논농사가 활성화된 마을로 먹거리가 풍족했습니다. 영광군 찰보리의 원산지로 유명하고 넓게 펼쳐진 들을 풍경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좋은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에 많이 놀러오세요.
한기순(62) / 부녀회장
우리 마을은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이 살며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마을 주민이 모두 참여하는 마을야유회도 매년 개최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잔치도 매년 하고 있어요. 또 바쁜 농번기에는 공동급식을 하며 서로의 일손을 덜어주기도 해요.
박영택(75) / 노인회장
우리 월흥2리는 이장이 일을 열심히 하니까 주민들이 살기가 좋아. 올해로 8년째 일하면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내 일처럼 나서서 하는 모습을 보면 고마워. 앞으로도 건강하게 마을을 위해서 일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