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잘해주니까 지금이 참 행복해”
“자식들이 잘해주니까 지금이 참 행복해”
  • 영광21
  • 승인 2016.09.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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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순 어르신 / 묘량면 신천리

모두가 힘들었던 그 시절 배고픔 속에서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고생하다 보니 꽃다운 젊은 시절은 다 가버렸지만 효심 깊은 아들과 며느리 덕분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이금순(91) 어르신.
18살의 나이에 동갑내기 남편을 중매로 만나 묘량면 신천리로 시집온 이 어르신은 아들 넷, 딸 셋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보냈지만 잘 자란 자식들을 보면 정말로 뿌듯하다고 한다.
“옛날에는 어느 시절인지도 모르고 살았제. 새끼들 키우고 살랑께 얼마나 고생하고 살았겠어. 배도 곯고 고생도 많이했제, 없이 산께. 그래도 정신없이 살다보니 이제껏 살았네”라고 얘기하는 이 어르신.
이 어르신은 백수읍에서 6남매 중에서 넷째딸로 태어나 4남매 중 장남인 남편과 결혼해 시부모님에게 마치 친딸처럼 사랑받는 큰며느리였다. 이 어르신도 시부모님을 친부모처럼 정성을 다해 모셨다고.
“시부모님이 나를 정말 친딸처럼 아끼고 사랑해줬어. 나도 시부모님을 부모님처럼 모셨지.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나서 3년상도 치렀어. 친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처럼 슬펐어”라고 말하는 이 어르신은 어린 7남매와 남편, 시부모님을 모시고 배고픔과 맞서며 정신없는 세월을 보냈지만 그 누구보다도 자상한 남편과 다정한 시부모님이 있었기에 힘든 시기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 가난함 속에서 자식들을 잘 키우기 위해 남편과 함께 갖은 고생을 했다는 이 어르신은 “농사도 짓고, 정미소도 하면서 자식들 학교도 다 보내고 그랬어”라고 얘기한다.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한 푼, 두 푼 모아 묘량면 신천삼거리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에 신천정미소라는 이름의 정미소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갔다는 이 어르신.
“그때는 다들 농사지을 때라 정미소 일이 정말 눈코 뜰 새도 없이 바빴어. 남편하고 나하고 둘이서 고생도 많이 했지”라며 그 당시를 회상하는 이 어르신은 “힘들었지만 자식들 건강하게 잘 자랐으니까 그걸로 됐어”라며 웃는다.
가족들과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지난 세월.
힘든 세월도 다 지나고 좋은 세상이 왔지만 함께 고생해온 남편이 79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슬프다는 이 어르신.
큰아들과 며느리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 어르신은 “아들, 며느리가 잘해서 좋제. 며느리가 시할매부터 병수발을 들고 모시고 살았어”라며 “우리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정말 잘한다고 꼭 신문에 내줘~”라며 웃는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