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빛나는 두 어르신의 우정
30년 넘게 빛나는 두 어르신의 우정
  • 영광21
  • 승인 2016.10.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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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득·이병주 어르신 / 영광읍 교촌리

따사로운 햇볕이 가을의 시작을 알리던 어느 날.
영광읍 교촌리 산수정경로당 앞에서 만난 김영득(85)사진 오른쪽 어르신은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어서 들어와”라며 환하게 반긴다.
경로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김 어르신은 의자에 앉아있는 이병주(82) 어르신을 가리키며 “여기가 나랑 한 동네 사는 친구야. 30년 넘게 친하게 지냈어”라는 말과 함께 살아온 옛 이야기를 시작한다.
영광읍 교촌리가 고향인 김 어르신은 젊은 시절 새마을회지도자 활동을 하며 나고 자란 고향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힘썼다. 마을 안길 넓히기, 물무산 상수도공사 등 교촌리 일대는 김 어르신의 손을 거쳐 가지 않은 곳이 없다고.
“옛날에는 여기가 길도 험하고 그랬어. 살기 좋은 마을이 되려면 길이 좋아야 하니까 길을 열심히 손봤지”라고 얘기하는 김 어르신은 “내가 경찰서장 표창도 받고 군수 표창도 받고 총리, 대통령 표창도 받은 사람이야”라며 너스레를 떤다.
옆에서 김 어르신의 얘기를 듣고 있던 이 어르신이 “이 양반 덕에 마을이 정말 살기 좋아졌어”라고 얘기하자 김 어르신은 “이 친구가 이장 일을 워낙에 잘하니까 마을이 더 살기 좋아진거지”라고 맞받아친다.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따라 영광읍에 정착했다는 이병주 어르신.
젊은 시절 영광읍 중앙목욕탕에서 보일러기사로 20년 넘게 일하며 이른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이 어르신은 그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다.
마을에서 이장직을 맡게 되자 이 어르신은 성실하고 꼼꼼하게 마을사람들을 챙기며 마을을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이장 일을 하며 마을사람들과 교류하다보니 자연스레 한 마을에 사는 김영득 어르신과도 친해지게 됐다.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 “우리는 맨날 정답게 얘기도 하고 즐겁게 놀고 있어~”라며 입을 모아 얘기하는 김영득·이병주 어르신은 매일같이 경로당에 나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을 보낸다.
“노인당 회원들이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어”라며 소원을 말하는 이 어르신의 말에 “뭐 좋은 거라도 달라고 해야 소원이지”라고 김 어르신은 말한다.
“읍에서 쌀 1포대씩 주는데 2포대씩 줬으면 좋겠어. 20명씩 나오다보니 경로당에 많이 부족해”라고 말하는 김 어르신.
아들, 딸 다 시집, 장가 보내고 경로당에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두 어르신의 우정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빛나길 바란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