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글을 쓰고 싶어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글을 쓰고 싶어요”
  • 영광21
  • 승인 2016.10.21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정희 향우 <작가 / 교사>

“사람들은 참 이상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행복이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하겠다면 뭐 먹고살려고 그러냐며 타박해. 정작 자신들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저 공부에만 목숨거려고 해.”
불갑면 모악리 출신으로 33년간 광주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을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왔다는 장정희(56) 향우.
그녀의 소설 <빡치Go 박차Go>에 등장하는 예술고 학생들은 그녀가 교편에서 지켜봐온 제자들처럼 자신의 꿈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기위해 고뇌하고 방황한다.
장 향우는 “제자들에게 늘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게 축복이다’라는 얘기를 해요. 아이들도 이를 잘 알지만 자신이 무얼 잘하는지를 몰라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책에 담아내고 싶었어요”라며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소개한다.
초등학교 2학년때 쓴 시 <하도 예뻐서>가 교지에 소개될 정도로 글쓰기에 소질이 있었던 장 향우는 영광초, 영광여중, 광주 살레시오여고를 졸업하고 전남대 국문과에 입학했다.
사실 그녀의 작가 인생이 마냥 평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막 대학교에 입학했던 스무살 5·18민주화운동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내가 이렇게 글을 써도 되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글을 쓰던 펜을 내려놓고 10년간 방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1년부터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놓았던 펜을 다시 잡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글을 쓰기에는 시간이 촉박했어요. 한동안은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문득 ‘선생님의 삶도 의미 있는 삶인데 둘다 욕심 부리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을 쓰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며 소재를 찾던 장 향우는 불현듯 삶 속에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꿈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담은 <빡치Go 박차Go>, 일탈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홈, 스위트 홈>, 슬로시티를 다니며 느낀 휴식에 대한 미학을 담은 <슬로시티를 가다>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감정들과 사람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더해 그녀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책을 펴냈다.
최근 학교생활에세이와 청소년 소설을 책으로 펴내기 위해 분주하다는 장 향우는 “책을 내는 것은 아기를 순산하는 것과 같아요. 억지로 만들 수도 없고 아이가 10달을 채우고 나오듯 책도 조급하지 않게 나오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죠”라며 환하게 웃는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