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즐거움 가득한 한글교실
배움의 즐거움 가득한 한글교실
  • 영광21
  • 승인 2016.11.1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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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장애인복지회관 한글교실

“한글 배우러 다닌다니까 아들이 열심히 공부하라며 공책도 사줬어요. 아는 글자가 많아질수록 얼마나 재밌고 즐거운지 몰라요.”
아직은 서툰 실력으로 손에 연필을 꽉 쥔 채 또박또박 글자를 써내려가는 수강생부터 뭔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듯 노트를 펴고 고민하는 수강생까지.
영광문화원 정형택 원장의 지도로 2007년부터 매주 화요일이면 장애인복지관에 모여 배움의 길을 닦고 있다는 한글교실 수강생들.
이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9년째 식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교직에서 퇴직을 하고 나와 사회에 기여할만한 일을 찾다가 장애인복지관에서 한글교실을 열게 됐어요”라는 정형택 원장.
처음 한글교실을 열던 때만 해도 한글을 모르는 장애인들을 가르치려던 의도와는 달리 어르신들이 모이게 돼 7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기역, 니은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수강생들을 통해 입소문이 한차례 나고 나서야 비로소 소문을 듣고 수강생들이 구름같이 몰려들면서 지금은 장애인, 어르신 등 30여명이 배움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9년간 계속해서 수강생들이 늘고 또 빠지다보니 글을 꽤 능숙하게 읽고 쓰는 사람부터 이제 기역, 니은을 갓 뗀 사람까지 수업 진도도 제각각.
하지만 이들은 정형택 원장의 단계별 맞춤수업을 통해 한글실력에 상관없이 두루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정형택 원장은 “9년간 한글을 다 뗀 사람도 있고 새로 배우는 사람도 있고 하다 보니 같이 배우는 입장이여도 한글실력은 천차만별이에요”라며 “다 같이 모여서 즐겁게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수준별로 차근차근 가르치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한다.
한글을 몰랐을 적에는 온통 답답함뿐이었지만 한글을 배우며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는 한글교실 수강생들.
이들은 글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된 사실에 기뻐하며 또 뿌듯해한다.
한 회원은 “예전에는 버스가 와도 어디로 오고 가는 버스인지 몰라 사람들에게 묻고는 했는데 얼마전 ‘영광’이라는 글자를 보고 혼자 버스를 탔었어요. 원장님 덕에 늦게나마 배움의 기쁨을 느끼고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