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과 함께 하는 산 이야기 90 - 강원도 철원 복계산(1,057m)
복계산(福桂山)은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육단리에 위치한 산이다. 복계산은 휴전선과 가까운 최북단 산행코스로서 산행 대상지를 결정하기 힘든 곳중 하나이다. 하지만 복계산을 마주보고 있는 대성산(1,175m)과는 4km나 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경기도 연천군 신탄리에 위치한 고대산(832m)을 수도권 최북단 등산코스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38도선을 기점으로 1:50,000 지형도로 거리를 측정해보면 38도선에서 고대산 정상까지는 약 22km이며 복계산 정상까지는 약 22.5km이다, 이 거리를 본다면 복계산이 고대산 보다 약 500m가량 북단에 자리 잡고 있다는 셈이 된다.
복계산은 수피령에서 한북정맥의 능선을 따라 북서쪽으로 솟은 최고봉이다. 복계산 일원은 자연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청정지역이다. 아직은 등산인들의 출입이 많지 않아 계곡 물은 물론 온 산천이 깨끗하다못해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산행시작후 굴골입구에서 계곡방향으로 시선을 끄는 것은 왼쪽머리위로 올려다 보이는 매월대(梅月臺)다. 595m봉으로 표기된 매월대는 거대한 바위봉으로 또한 매월대 정상은 송림으로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해 주고 있으며 매월대 절벽높이는 50m가량이고 폭은 100m가량으로 장쾌한 멋을 풍기는 바위이다.
매월대는 생육신(生六臣)의 한사람인 김시습(1434∼1493년)의 호에서 생겨난 이름이다. 세조의 왕위 찬탈에 비감한 나머지 관직을 버리고 방랑 걸식하다가 이곳으로 들어와 은거한 이후부터 사람들이 그의 호를 따서 매월대라 부르게 되었다. 매월대에는 9명의 뜻이 같은 선비들이 이 바위에다 바둑판을 새겨놓고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염원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매월대가 올려다 보이는 매월산장을 뒤로하면 곧이어 함수점이 나타난다. 함수점 오른쪽 계곡이 굴골이다. 굴골 초입에는 '임꺽정' 야외 촬영장소인 초가집이 자리하고 있다. 함수점 왼쪽계곡으로 10분 거리에 이르면 묵밭이 나타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 남쪽 숲속 계곡길로 10분쯤 올라서면 앞이 막히면서 굉음소리가 산천을 휘어잡는 장대한 폭포가 나온다. 20m가 넘는 바위사이로 튀어 내리는 물방울이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끼게 하는 매월대 폭포다(일명 선암폭포).
이 폭포는 북쪽 협곡건너로 매월대를 마주보고 있다. 복계산으로 오르는 길은 폭포아래에서 왼쪽 급사면을 50m가량 올라선 능선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능선에 올라서면 복계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15분 정도 오르면 노송이 있는 전망바위가 일행을 반기고 30분을 더 오르면 남서쪽 매월대와 이어지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동쪽 능선길로 10분쯤 더 진행하면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에서 40분을 더 올라서면 뾰쪽한 바위가 얹힌 복계산 정상이다. 정상에서 60m쯤 더 가면 헬기장이 하나 더 있다. 여기서 사방을 한 바퀴 돌아보면 북으로 휴전선 넘어 북녘땅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복주산(1,152m)과 광덕산 (1,042m)이, 한북정맥 뒤로는 화학산 (1,468m)과 응봉산(1,436m)이 일렁이는 파도처럼 펼쳐진다.
하산은 다시 오는 길로 뒤돌아서는 길도 있고 남서쪽 아래로 부드럽게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도 있다. 그러나 이 길은 조심해야 한다. 6·25때 쳐놓은 철조망이 산재해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등산화나 의복을 상할 위험이 많다.
교통편으로는 서울 전철 4호선 ∼ 수유역 하차 ∼ 와수리행 직행버스를 이용하거나 서울상봉동터미널 ∼ 와수리행 직행버스 ∼ 와수리하차 ∼ 잠곡리행 시내버스 ∼ 매월동 정현상회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