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월 어려웠던 삶 나눔으로 승화
지난 세월 어려웠던 삶 나눔으로 승화
  • 박은정
  • 승인 2005.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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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당골칭찬릴레이 - 박종상·김순례 / 영광읍
받기보다 주는 사람. 자신보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부부의 나눠주는 삶을 찾아 나선 곳. 영광읍 덕호리 넓은터에 각종 농기계, 정미기계, 건조시설 등이 갖춰져 있는 모습이 쌀 생산 공장을 연상하게 한다. 이곳의 대표이사(?)가 바로 박종상 김순례 부부.

“자녀들을 잘 키워주고 부모님을 잘 공양하며 지금까지 자리를 잘 지켜주고 있는 아내가 가장 고맙다”는 박 씨는 한결같이 고향 들녘을 지키며 흙과 더불어 한평생을 살아왔다. 한번도 탈향을 결심하지 않고 향리의 터주대감으로 살아온 그는 덕호리2구 이장을 맡고 있다.

300마지기의 어마어마한 논농사를 짓고 있는 이들 부부는 아흔을 바라보는 아버지 그리고 큰아들 내외, 2남2녀의 손주들까지 4대가 모두 한집에 모여 살고 있어 그 모습이 더욱 주위에 아름답게 비춰지고 있다.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이들 부부는 정성들여 농사를 짓듯이 부모를 지극한 효성으로 모시며 마을과 지역에 숨은 봉사를 펼치고 있어 더욱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영광읍 총무담당은 “마을이장과 영광읍 이장단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매사에 모범을 보이며 솔선수범하고 있으며 주민간이이나 영광읍 각 리의 이장들간에 화합을 잘 유도해 나가고 있다”며 “지난해 말 형편이 어려운 가정 24세대에게 쌀을 기증하기도 했고 덕호2구 주민모두 나들이를 보내주는 등 크고 작은 선행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고 그를 평가했다.

박 씨는 현재 영광읍 이장단장과 주민자치위원을 맡고 있다. 해병 141기로 전역한 그는 지난해 2월까지 3년간 해병전우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 씨는 지역최초로 벼 직파재배를 시도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전국에서 으뜸가는 벼직파 시범단지가 되기도 했다. 또 벼농사 고도기술단지평가대회에서 전남과 전국에서 1위를 수상하는 등 선진농법을 선도해왔다.

2남2녀의 장남인 박 씨, 그리고 그의 아내 김 씨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마을에서는 최초로 바다개척 사업을 시작했다. 첨단장비가 없어 삽과 지게만으로 간척지를 만들며 흘렸던 피눈물과 땀이 오늘의 부농을 이루게 했다. 이렇게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맨손으로 삶의 터전을 일궈온 이들 부부는 지난 시절 어려웠던 고통과 시련을 나눔으로 승화하고 있는 것이다.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고 앞뒤가 분명하며 강한 책임감과 추진력으로 가정을 바르게 이끈 남편, 그리고 평생을 순종하며 내조해온 마음 착한 아내. 이들 부부의 지난 세월 고생이야 무엇과 빗댈 수 없을 만큼 힘들었겠지만 이젠 서로 서로가 의지하고 건강을 지키며 아껴주는 황혼을 채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