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잘 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나라가 잘 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 영광21
  • 승인 2016.12.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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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어르신 / 영광읍 도동리

“그 당시엔 누구나 힘들고 배고팠어. 그 당시에 남편 내조에 자식 둘과 조카 둘까지 키웠으니 많이 힘들었지.”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영광읍 옥당여자경로당에서 만난 김옥순(86) 어르신.
법성면이 고향인 어르신은 여자의 몸으로 초등학교 문턱도 가기 힘들었던 일제시대 당시 법성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해방 후 법성중학교를 졸업했다.
중학생 시절 탁구부에서 선수로 활동했던 김 어르신은 “예전에는 탁구를 참 잘 쳤는데 지금은 나이 들어서 안쳐~”라며 손사래를 친다.
21살의 나이에 중매로 4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됐다는 김옥순 어르신.
“남들은 15 ~ 16살이면 다들 시집을 갔었는데 나는 학교도 다니고 하다 보니 시집을 늦게 갔어. 한마디로 노처녀였지”라며 우스갯소리를 건넨다.
지금은 흔하디흔한 자동차도 보기 힘들었던 그 시절 자동차를 타고 법성에서 영광까지 왔다는 김 어르신은 그야말로 신여성이었다.
영광에서는 가마를 타고 시댁까지 갔다는 김 어르신은 남편과 혼인 후 1남1녀를 낳아 기르며 행복한 삶을 살았다.
김 어르신은 “농사를 짓다보니 친정에서 사람을 불러서 썼어. 다행히도 흉년이 들지 않아서 배고픔 없이 살았지”라며 그 시절을 회상한다.
가정주부로서 남편을 내조하고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며 조카들도 2명이나 돌봤다는 김 어르신.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자식들도 다 성장해 타지로 떠나버린 뒤 홀로 경로당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지내고 있다는 김옥순 어르신.
김 어르신은 “경로당에서 이야기도 하고 놀다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즐겁고 재미있어”라고 얘기한다.
나이가 들며 이곳저곳 쑤시는 통에 운동도 하지 못하지만 매일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하루는 금세 저물어간다.
“내 소원? 1번째는 국가가 잘 되는 것이고 2번째는 자식들이 잘 되는 것이야”라고 얘기하는 김 어르신.
“요즘 최순실이니 뭐니 나라가 시끌시끌하잖아. 우리 같은 노인들도 TV만 틀면 나라가 시끄러운 것을 훤히 알 정도야”라며 “나라가 얼른 조용해져서 국민들이 살기 좋은 곳이 됐으면 좋겠어. 그다음에 자식들이 잘 돼야지”라고 얘기한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