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벌레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어둑어둑한 밤.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촛불처럼 어둠속에서 환하게 불이 켜진 대마면 남산경로당.
한글공부에 한창인 어르신들은 노트에 글자를 빼곡히 써내려 가고 있었다.
남산경로당 한글교실 어르신들은 “옛날엔 배우지 못한게 한이였는디 지금은 이름도 쓸 줄 알고 자식들한테 편지도 쓰고 얼마나 좋은지 몰러”라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남산경로당 한글교실.
어르신들은 한여름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안고 매일 경로당에 모여 한글공부를 했다.
지난 11월4일 초급반을 졸업한 15명의 어르신들은 바로 중급반으로 진학해 또다시 한글공부를 시작했다.
이순임 어르신은 “낫 놓고 기억, 니은도 몰랐는디 배운께 시상 참말로 편하고 좋소”라고 말한다.
남산마을가꾸기 사업을 준비하며 마을주민들이 마을의 발전을 위해 할 것이 없을까 함께 고민하던 중 시작하게 됐다는 남산경로당 한글교실.
대마면으로 귀농한 최치은씨를 강사로 어르신들은 열심히 한글을 배우며 배움의 한을 풀어나가고 있다.
“못배운 것보단 배운게 훨씬 낫고 좋제”라는 김순숙 어르신.
이경미 어르신도 “그전에 알던 것 복습도 하고 새로 배우는 것도 있고 정말로 좋아”라며 “우리 경로당 한글교실이 최고여”라며 엄지를 척 들어 보인다.
아무런 지원도 받지 않고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운영하는 남산경로당 한글교실.
주민들이 한푼, 두푼 모은 마을자치기금으로 어르신들은 따뜻한 경로당에서 맛있는 간식을 나누며 즐거운 한글공부를 하고 있다.
남산마을발전추진위원회 황대권 위원장은 “군에 정식으로 한글교실지원 신청을 해 내년에는 군의 지원을 받아 한글교실을 운영할 예정입니다”라고 얘기한다.
배움의 기쁨을 누리며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마을주민들은 마을에 성인학교 건립도 계획 중이라고.
늘 배움의 기쁨이 끊이질 않는 대마면 남산경로당 한글교실 어르신들은 오늘도 노트에 글자를 써내려가며 배움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