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28명의 친정엄마가 있어요”
“제게는 28명의 친정엄마가 있어요”
  • 영광21
  • 승인 2016.12.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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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숙 <독거노인생활관리사>

“오랫동안 어르신들과 함께 하다보니 이제는 어르신들을 만나러 갈 때마다 마치 친정에 가는 것처럼 포근하고 좋아요.”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28명의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마치 엄마를 보러 친정에 가는 것처럼 즐겁다는 황혜숙(55)씨.
올해로 10년째 영광군 소속 독거노인생활관리사로 활동하고 있는 황 씨는 매일 어르신들을 만나 안부를 물으며 따뜻한 모녀의 정을 나누고 있다.
그녀는 “요즘은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걱정이에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난방비를 아끼려고 추운 날씨에도 전기장판에만 의존하시거든요”라고 말한다.
황 씨는 “어르신들이 정이 엄청 많으세요. 친딸 같다면서 참기름도 1병씩 챙겨주시고 고추장도 챙겨주시고 오히려 제가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받는다니까요”라며 웃는다.
우연히 접한 신문광고로 시작된 독거노인생활관리사. 군에서 교육을 이수한 뒤 광주에서 자격증까지 딴 그녀에게는 다정하고 따뜻한 28명의 엄마가 생겼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은 그녀는 낯설던 어르신들에게서 따뜻한 엄마의 마음을 느낄 때면 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지며 눈물이 날 때도 있다고.
“제가 어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9살때 어머니도 돌아가셔서 친정이 없어요. 어르신들을 볼 때면 친정엄마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찡해져요.”
그래서 더욱 마음을 다해 어르신들을 살뜰하게 챙긴다는 황혜숙씨. 그녀의 그런 정성에 감동한 어르신들도 황 씨를 친딸처럼 여기며 매번 그녀의 안부를 챙긴다.
황 씨는 “제가 어르신들에게 많은 것을 해드릴 수가 없으니까 이야기라도 잘 들어드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얘기한다.
서로 안부를 물으며 함께 지내온 세월이 자그마치 10년. 서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더욱 끈끈해지는 정에서 그녀는 가족의 품과 같은 따뜻함을 느낀다.
“이 일을 하다 보니 친정엄마도 생겼어요”라며 수줍게 웃는 황 씨.
딸이 없는 한 어르신이 그녀에게 “이제부터 우리 엄마와 딸 하자”며 그녀를 우리 딸이라 부르며 마치 친딸처럼 챙겨 황 씨는 든든한 친정이 생긴 기분이라고 한다.
10년 동안 매일같이 28명의 어르신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오히려 어르신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는 황혜숙씨.
“어르신들을 보며 주위에 필요하고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어요”라는 황 씨는 오늘도 어르신들에게서 긍정적인 생각과 나누면서 사는 삶을 배우고 있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