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세월도 모두 행복이었어”
“지나온 세월도 모두 행복이었어”
  • 영광21
  • 승인 2017.01.26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곽복순 어르신 / 영광읍 백학리

기나긴 세월이 지나고 어느새 구순을 바라보니 걸어온 세월은 아득하기만 하다.
남편의 지극한 사랑과 자식들의 재롱에 힘든 줄도 모르고 살았던 그시절은 행복한 기억이고 소중한 추억이다.
영광읍에서 태어나 자라고 평생 배필을 만나 결혼해 한평생을 살아온 곽복순(89) 어르신.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살아왔던 터라 곽 어르신은 “힘들었어도 행복한 시절이었어”라고 말한다.
중매로 만난 5살 연상의 남편과 결혼해 아들 둘, 딸 하나를 낳아 기르며 농사도 짓고 장사도 하며 안해본 것 없이 살았다.
곽복순 어르신은 “우리 젊어서는 다들 그렇게 어렵게 살던 시절이었어”라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살았던 것 같아”라고 말한다.
꽃다운 시절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하느라 모두 보냈지만 곽 어르신의 노후는 자식들 덕분에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딸이랑 같이 살고 있어서 아무 걱정 없이 살고 있어”라며 “바쁜 딸을 대신해서 손주들을 키워주느라 같이 살게 됐는데 지금까지 같이 살고 있어”라고 얘기하는 곽 어르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 둘을 손수 키우며 곽 어르신은 또 다른 행복을 느꼈다고.
곽 어르신은 “내가 먹이고 입히고 했던 손주가 지금은 군대에 있는데 날씨가 추워서 걱정이야”라고 말한다.
56세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자식들을 키워온 곽 어르신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은 묻어둔 채 오로지 아들, 딸을 위해서만 살았다.
“살아생전에 엄청 잘해줬어. 이따금 한번씩 보고싶기도 한데 지금은 아들, 딸들이 잘해주니까 잊어버리기도 해”라며 웃는 곽 어르신.
요즘은 매일 경로당에 나와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은 “저 양반은 워낙 건강해서 지금까지 지팡이 한번도 안짚고 다녔어”라며 “우리는 경로당이 2층에 있으니까 올라오려면 힘든데 저 양반은 거뜬해”라고 말한다.
세월의 무게도 거뜬하게 이겨낸 곽 어르신은 아들, 딸과 가까이 살며 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곽 어르신은 “이제는 바라는 것 하나도 없지. 우리 아들, 딸이랑 손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내 소원이야”라고 말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