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궂어서 사람들이 없네. 길 미끄러우니까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나오지도 못해.”
연이은 따뜻한 겨울날씨가 금새 차가운 바람과 함께 함박눈이 쉴새없이 쏟아졌다.
20여가구에 5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대마면 송죽1리(이장 한정숙)는 설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산아래 위치해 있는 마을로 그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자연마을이 죽동마을 하나인 송죽1리는 해주 오씨가 경북 안동에서 살다 이주해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마을 뒷산을 육봉, 옆산은 주봉, 마을터를 대실이라 부르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시 마을에 대나무가 많아 죽동마을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한정숙 이장은 “옛날에는 송죽리가 3구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2구로 많이 줄었어요”라며 “우리 마을에는 어르신들도 많지만 젊은 사람들도 비교적 많은 편이에요”라고 말한다.
벼, 고추, 콩농사를 주로 지으며 살고 마을에 큰 감나무밭이 있는 송죽1리는 농사가 없는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경로당에 모여서 시간을 보낸다.
한 어르신은 “방 하나가 가득찰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점심도 해먹고 저녁도 해먹고 그렇게 놀아”라며 “이장이랑 부녀회장이 어른들한테 잘하니까 화목하고 좋아”라고 말한다.
딸 같은 이장 덕분에 화목
대마산업단지가 일부 포함된 송죽1리는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마을로 통하는 길이 넓게 뚫려 마을주민들이 다니기가 편해졌다.
하지만 아직 분양되지 않은 구역이 포함돼 있어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해 얻어지는 이익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으지만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이장 덕분에 살기는 좋다고 칭찬한다.
올해로 3년째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한정숙 이장은 여성이지만 마을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당찬 여장부처럼 이끌어가며 주민들을 위해 봉사한다.
“이장을 하기 전에 부녀회 활동을 해서 마을 일에 대해서는 잘 알죠”라며 “시골이라 일할 사람이 없어서 제가 이장까지 하게 됐어요”라고 말하는 한 이장.
마을 어르신들은 “부지런하고 싹싹하니 잘해. 여자 이장이어도 어디가서 안빠지고 뭐든 잘하니까 이뻐”라고 말한다.
사이가 돈독한 송죽1리 주민들은 1년에 1번씩 마을여행을 다니며 추억을 쌓고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맛있는 음식과 함께 마을 총회를 개최해 전체 마을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지금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이렇게 모여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라며 “이것이 정이고 이웃이지. 먼 친척보다 가까운 것이 이웃이라고 하잖아”라며 웃는 주민들.
따뜻한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어 훈훈함이 가득한 송죽1리. 한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이용할 수 있는 운동기구가 설치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라고 말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한정숙(64) / 이장
우리 마을은 풍경도 멋있고 주민들이 인심도 좋은 마을이에요. 홀로 사는 주민들이 많다보니 늘 한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앞으로도 모두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송죽1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이순(70) / 전부녀회장
우리 마을은 이장부터 시작해서 다들 마을을 위해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아요.
큰 자랑거리는 없어도 소박하고 순박한 주민들이 자랑이고 마을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는 이장이 자랑거리예요.
봉효연(54) / 부녀회장
대마산단이 생기면서 마을로 통하는 길도 뚫리고 주민들이 이용하기가 한결 편리해졌어요.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어르신들 위해서 마을에 운동기구가 꼭 설치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