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월암마을 만능할매!
자타공인 월암마을 만능할매!
  • 영광21
  • 승인 2017.02.09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귀례 어르신 / 군남면 동월리

흥겨운 장구소리가 울려 퍼지는 작은 경로당에 옹기종이 모여 앉은 어르신들 사이로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재미있다는 한 어르신이 있다.
군남면 백양리에서 태어나 군남면 동월리로 시집온 양귀례(86) 어르신. 50여년전의 일들도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다는 양 어르신은 옛 추억 회상에 오랜만에 흥이 난다.
5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아들 넷에 딸 둘을 낳아 기른 양 어르신은 살아생전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남편의 옛모습을 떠올린다.
“세상에 그 시절에 딸 낳았다고 마을잔치를 여는 사람은 이집 양반밖에 없었을 것이여”라는 마을주민들의 말에 양 어르신은 “우리가 아들만 쭉 넷을 낳다가 딸을 낳으니까 영감이 엄청 기분이 좋았는가 봐”라고 말한다.
가정이 화목하고 부부간 금슬도 좋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삶이었지만 남편은 61세에 급성폐렴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지금이었으면 금방 고쳐질 병이지만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병원비에 병원에 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다고.
그렇게 남편을 보내고 홀로 농사를 지으며 아들, 딸을 결혼시킨 양 어르신은 마을에서도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어르신이다.
양 어르신은 “나는 혼자 산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 도움 받고 사는 것이 아니라 혼자 사니까 혼자서 다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라며 “그래서 이것저것 재미삼아 뜯어보고 조립해보고 하면서 내가 고칠만한 것은 고쳐서 쓰지”라고 얘기한다.
또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좋고 정치에도 관심이 많다는 양 어르신은 한번 들은 이야기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틈틈이 메모를 한다.
“우리 큰아들이 자꾸 메모를 하는 습관을 들이면 머리에도 좋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뉴스에 나오는 사람이름이나 내가 들은 것들을 여기저기 적어두곤 해”라며 “어디 내세울 것은 아니고 적어놓고 나중에 다 불태워버리지”라고 웃는다.
아들, 딸들이 함께 살자고 해도 아직은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며 매년 명절마다 역귀성을 한다는 양 어르신은 특별히 아픈 곳도 없이 건강해 지금처럼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매일 경로당 와서 운동도 하고 내 볼일 있으면 여기저기 다니기도 하고 나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하고 좋아”라며 “아들, 딸들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라고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