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농악 전도하는 예쁜 서울 큰애기
우도농악 전도하는 예쁜 서울 큰애기
  • 박은정
  • 승인 2005.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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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은 제2의 삶이 시작된 곳이다"
파란 눈의 외국인들속에 긴머리를 뒤로 묶은 앳된 한국 아가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영광 우도농악전수관을 찾아온 노르웨이 학생들이 한참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들을 지도하고 있는 아가씨가 바로 최은미(26)씨.

"고등학교 3학년때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농악을 배우게 됐다"는 최 씨는 서울이 고향인 ‘서울아가씨’다.

"서울에서 영광우도농악을 배운 지도자를 만나 농악을 배우던 중 영광으로 직접 내려와 우도농악을 전수 받고 싶어 내려왔다"는 그는 잠깐 머무르며 영광의 우도농악을 배우겠다고 시작된 세월이 벌써 5년이나 흘렀다.

최 씨는 현재 우도농악보존회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2003년 12월 우도농악 이수자가 된 최 씨는 여러 각지에서 우도농악을 배우러 온 전수생들과 강습생들을 지도하며 우도농악에서 펼쳐지는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최 씨는 "우도농악보존회의 활동이 영광지역을 뛰어넘어 해외로 나가고 있다"며 "영광우도농악은 법성포단오제, 서울 놀이마당공연, 영광군 상설관광프로그램 우도농악 일요공연 등의 공연과 영산성지고 등 지역내 학교를 비롯해 전국 20여개 대학에서 전수하고 있으며, 백수농가주부모임 등 지역의 많은 사회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전수를 받고 있다"고 우도농악보존회의 활동을 밝혔다.

그는 또 "우도농악보존회는 매년 11월초에는 상설적으로 옛날 전통 그대로 풍물굿을 살려 마을굿 축제를 해옴으로서 전통풍물굿의 전통성을 가장 잘 지켜 나가는 단체로 전국에서 으뜸으로 꼽히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최 씨는 영광우도농악보존회 최 용 회장 등과 지난해 3주간 유럽에 있는 노르웨이, 독일을 직접 방문해 영광우도농악과 전통문화를 전수교육하고 돌아왔다.

노르웨이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1차례 현지를 방문해 지도를 해오고 있으며 올부터는 독일도 지속적인 방문지도를 펼질 계획이다. 이러한 성과로 현재 노르웨이 도시 브람브에 있는 베스토플랜드 학교에 한국무예과가 만들어져 한국의 태권도 택견 경당을 비롯해 영광우도농악을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우리지역 무형문화재인 영광우도농악의 보급을 위해 애쓰고 있는 최 씨. 21살의 꽃띠 아가씨로 영광살이를 시작한 그는 이제 영광사람으로 제2의 삶을 당차게 채워가고 있다.

아무 연고도 없는 낯선 땅에서 영광사람보다 더 우도농악을 사랑하는 예쁜 서울 큰애기(?) 최 씨. 그는 지역의 정서와 애환이 담겨있는 ‘굿판’을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세계속에서 펼치며 관객을 사로잡으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영광우도농악의 꾸준한 발전을 위해 지역과 주민들의 깊은 애정과 관심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