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줄 모르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
“아픈 줄 모르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
  • 영광21
  • 승인 2017.02.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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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맹덕 어르신 / 법성면 대덕리

기나긴 세월은 어느새 저만치 지나갔는지 옛일은 까마득하기만 하다. 어려웠던 그 시절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새삼 웃음이 나기도 한다.
법성면 대덕리 딸부잣집 첫째딸로 태어나 나고 자란 마을에서 결혼을 하고 8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대덕리 토박이로 살아온 장맹덕(85) 어르신.
8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해 아들 다섯에 딸 셋을 낳아 기르며 행복하기도, 고단하기도 한 삶을 살았다.
“난 지금껏 한번도 성재동마을을 떠나서 살아본 적이 없네”라며 “우리 영감이랑 나는 갑돌이, 갑순이었지”라며 웃는 장맹덕 어르신.
시댁과 친정이 한 마을에 있어 늘 가까이 하며 살아온 장 어르신은 시집살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모르고 살았다.
젊은 시절 농사를 지으며 먹고 살았지만 없는 시절이라 더 어렵기만 했었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었던 어머니의 마음으로 꿋꿋히 버티며 고된 세월을 살았다.
장 어르신은 “술을 좋아했던 영감이 속을 썩였었지. 그래도 자식들한테는 본보기가 되는 아버지여서 우리 아들, 딸들은 참 바르게 잘 자랐어”라며 “나한테는 영감이 다른 집에 일도 못가게 하고 그랬는데 사람은 참 좋았어”라고 말한다.
속은 썩였어도 아들, 딸들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아버지였던 남편을 20여년전에 떠나보내고 몇해전 작은아들까지 가슴에 묻은 장 어르신은 마음에 병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장 어르신의 큰아들, 큰며느리는 가까이에 살며 자주 어머니를 뵈러 온다고.
마을주민들은 “큰아들이 지금도 마을에 농사를 짓고 있어서 자주 다니지”라며 “어머니한테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라고 입을 모은다.
장 어르신도 많은 일은 할 수 없지만 소일거리 삼아 작은 텃밭을 일구며 아들, 딸을 위해 고추, 깨 등을 심어 가꾸는 재미로도 살고 있다.
또 매일 경로당에 나와 마을사람들과 함께 하며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장 어르신은 가까이에 사는 동생들과도 자주만나 시간을 보낸다.
장 어르신은 “우리집은 딸 다섯에 아들 하나인 집인데도 생전 싸움도 한번 안 해보고 살았어”라며 “이렇게 늙어서도 가까이서 얼굴보고 사니 외롭지도 않고 좋지”라며 웃는다.
장 어르신은 “내 소원은 건강하게 살다가 아픈 줄도 모르고 딱 3일만 앓다가 가고 싶어”라며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재미있게 건강하게 살아야지”라고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