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영농 정삼채 김성순씨 부부〈홍농읍 단덕리〉
복합영농 정삼채 김성순씨 부부〈홍농읍 단덕리〉
  • 김병대
  • 승인 200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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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농사일 서로의 격려로 헤쳐나간다
마당에 대형농기계와 못자리를 하기 위해 흙을 담은 모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걸로 보아 대농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홍농읍 단덕리 구사마을에서 수도작 16,000평 밭 4,000평을 경작하며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정삼채(54) 김성순(48)씨 부부.

이들 부부는 1982년 결혼해 3녀1남을 두고 한 동네에서 작은아버지 내외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다. “내가 뭐 남들보다 잘난 것도 없는디 여기까지 왔는가 모르것네”라며 겸손해 하는 정 씨.

“요즘은 고추모종을 밭에 옮겨 심느라 정신없이 바쁘다”며 “ 밭을 쟁기로 갈고 로터리작업, 두둑작업, 비닐피복, 활죽꼽기, 줄치기, 고추모종심기, 또 비닐피복 등의 일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바쁜 일상을 전했다.

오전에도 작은아버지네 고추를 밭에 옮겨 심고 들어왔다 한다. “우리 남편은 농사철이면 얼굴보기가 어려워요.

새벽에 트렉터를 몰고 밖으로 나가면 늦은 밤에 들어와 잠을 자고 다음날이면 똑같은 생활이 되풀이되는 남편이 안쓰럽다”고 말하는 김 씨. "그러면 어쩔 것인가. 나도 내일만 하고 싶은디 당신도 뻔히 알지 않은가.

우리 어려웠을 때 도움을 준 분들인디. 나 살기 편해지고 내 몸 힘들다고 나 몰라라 하면 쓴당가"라며 아내 김 씨를 달래는 정 씨.

다음날은 정 씨 부부가 밭에 고추모종을 옮겨 심는 날이라 한다. “1,200평의 밭에 고추를 심으려면 새벽 4시에 일어나 하우스에 있는 고추모종에 진딧물약을 뿌리고 물을 주고 밭에 고추모종을 옮겨 나야 하루에 일을 끝낼 수 있다”고 정 씨가 말했다.

정 씨의 논 1만평에는 보리가 자라고 있으며 밭 1,000평에 6월 수확을 앞둔 감자가 한창 자라고 있다. 이들 부부는 찰보리를 따로 농사지어 가까운 친지들에게 한가마니씩 나누어 주기도 한다.

농사철이면 새벽에 일어나 집안 일을 하고 논일 밭일에 자기 몸 돌볼 시간이 없다는 김 씨는 요즘은 농사일을 해도 별 힘이 나지 않는다 한다.

“농기계값과 기름값 상승, 정부의 수매제 폐지, 농산물값의 불안정 등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며 친환경농사로 전환하고 싶지만 수량감소에 따른 소득보존을 해주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정부시책이 미흡하다”고 말하는 김 씨.

“요즘 농사를 짓는 시골어디를 가나 똑 같지만 급속도로 빨라지는 농촌의 고령화문제에 가슴이 아픈데 우리들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는 정 씨 부부.

모든 마을일을 내일처럼 하며 정 씨는 홍농농업경영인회 회장을 맡아오고 있으며 김씨는 생활개선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발전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이들 부부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