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 가득한 아들, 딸 덕분에 행복해”
“효심 가득한 아들, 딸 덕분에 행복해”
  • 영광21
  • 승인 2017.04.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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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례 어르신 홍농읍 상하리

쑥향기가 가득 퍼지는 경로당에서는 어르신들의 수다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매일 경로당에서 마을주민들과 함께 정다운 시간을 보내는 정순례(88) 어르신.
열일곱에 9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시집온 정순례 어르신은 70년 넘게 홍농읍 상하리 문산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다.
정순례 어르신은 “나는 원래 영광읍에서 태어났는데 어려서 고창으로 이사를 갔어. 거기서 살다가 중매로 남편을 만나서 여기로 시집와서 평생 살고 있네”라고 말한다.
아들 넷에 딸 셋을 낳아 기르며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정 어르신은 시어머니가 아이들을 대신 돌봐준 덕분에 편하게 일할 수 있었다.
정 어르신은 “시집와서 아들을 셋이나 낳으니 우리 시어머니가 참 좋아하셨어”라며 “시어머니가 애들 다 키워줬는데 우리 막내아들만 못보고 돌아가셨어”라고 말한다.
젊은 시절 남편과 함께 농사일을 해온 정 어르신은 농사일이 힘들어도 늘 함께 했던 남편 덕분에 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없이 자상하기만 했던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지도 올해로 25년째. 둘째아들이 아이를 낳던 날 세상을 떠난 남편의 모습이 여전히 그립기만 하다.
“우리 둘째아들네 손주가 태어나는 날 돌아가셨는데 손주 하나라도 더 보고 갔으면 하고 서운한 마음도 있어”라며 “좋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인지 우리 아들, 딸들 다 효자, 효녀야”라고 얘기하는 정 어르신.
8년전에 무릎수술을 한 것 외에는 크게 아픈 곳 없이 지내는 정 어르신은 멀리 살아도 틈틈이 찾아와 어머니의 안부를 살피는 아들들 덕분에 살아간다.
젊어서부터 부지런한 탓에 지금까지도 텃밭에 열무와 양파를 심어서 아들, 딸들과 나눠먹는 정 어르신은 집안일도 거뜬히 할 만큼 건강하다.
마을 어르신들은 “자녀들이 잘하니까 이 양반도 자식들한테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라며 “낼모레면 아흔인데도 지난해까지 김장을 직접 해서 아들, 딸들을 줬어”라고 말한다.
일을 쉬는 날이면 먼길도 마다하지 않고 홀로 계신 어머니를 찾아 집안 곳곳을 손봐주는 큰아들부터 틈틈이 어머니의 안부를 살피는 7남매 덕분에 정 어르신은 행복하기만 하다.
정 어르신은 “나는 이만큼 늙어서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우리 7남매도 건강하게 잘사는 것이 내 소원이야”라고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