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멋을 찾아 90명이 함께 하는 대마도 여행
다름의 멋을 찾아 90명이 함께 하는 대마도 여행
  • 영광21
  • 승인 2017.06.0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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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기획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누구랑, 어디로, 어떻게 떠날 것인가.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자꾸 약속된 날짜를 기다리게 된다.
서해산악회원들과 여러 가족들, 정다운 친구들과 한밤중에 모여 반갑게 인사할 겨를도 없이 버스에 몸을 싣고 부산에 도착했다.
새벽부터 펼쳐진 수평선 위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면서 잊혀진 듯 숨어 있던 젊은 기상이 함께 솟아난다.
용궁사 담벼락에 익숙한 글귀가 새겨져 있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 궂은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던가’ 글귀를 되새기며 대마도로 향했다.
90명의 낯설음은 한끼 식사를 나눔으로 끝이 났다. 두리번거리던 낯설음은 오가는 눈빛 속에서 사그라들고 말 한마디에 웃고 즐기는 여행이 시작됐다.
서해산악회 강순희 회장이 준 손수건을 목에 두르는 순간 우리는 하나가 됐다. 함께 이동하고 같은 곳을 보며 다른 느낌을 나누고 서로에게 공감하며 누구라고 할 것도 없는 영광사람으로 1박3일을 보냈다.
히타가츠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우리를 반기는 것은 램프에 끓고 있는 우동과 초밥 몇개, 국물만이 놓인 점심이었다.
일본식 우동을 먹고 등산팀은 아리아케산을 올랐다.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였다.
2시간 가량의 편백나무길은 편안하고 상쾌함으로 시원했다. 산행을 마친 후 덕혜옹주의 결혼 봉축비 앞에서 치욕스러운 역사에 대해 들었다. 덕혜옹주는 우리나라 비극적 역사의 생생한 증언과도 같아 마음이 아팠다.
숙소는 일본식 민박집이었다. 현지에서 살아보는 것이 여행의 참맛이다. 색다른 주거문화가 신선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해서 낯설었지만 엊그제 읽어본 <설국>이라는 책에 나온 주거 형태를 완전히 그려 볼 수 있었다. 1인분의 식사는 당연한 나의 권리가 되고 낭비를 막기 위한 공동 샤워실은 새로운 생각을 안겨주는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 줬다.
대마도는 80%가 산이다. 울창한 산림이 빽빽이 들어차 그늘을 만들어주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90명이 함께 하는 여행은 아주 좋았다. 다른 사람과 다른 곳에서 다른 문화를 만나 다르게 반응하는 ‘나’를 찾는 여행은 각자 다른 색깔의 추억으로 남겨진다.
다름을 존중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는 공감능력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80대부터 30대까지 함께 산행을 하고 여행을 했다. 공감하는 시간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정으로 쌓여 오늘은 내일이 될 것이다.

서해산악회 김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