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 웃다가 우리네 삶이 그런것 아니겠어”
“울다가 웃다가 우리네 삶이 그런것 아니겠어”
  • 영광21
  • 승인 2017.06.30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덕례 어르신 / 묘량면 운당리

옛 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영화를 보고 나온 어르신들의 표정이 한껏 밝다.
군에서 경로당 활성화와 여가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경로당 이동영화관을 통해 <국제시장>을 관람한 묘량면 운당경로당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영화를 보니 고생하던 시절이 생각나 울다가 웃다가 시간 가는줄 몰랐어. 가끔이라도 이렇게 보여줬으면 좋겠어”라는 조덕례(87) 어르신.
백수읍 천정리에서 26살에 10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영당마을로 시집와 60년 가까이 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소일거리로 텃밭을 가꿨지만 두 다리와 허리까지 수술해 올해부터는 농사를 못 지어”라는 조 어르신은 “하늘 같이 든든했던 남편은 떠났지만 딸이 5명이나 있어 오순도순 사는 재미를 느끼며 살아”라고 말한다.
“젊은 시절이야 농사짓고 아이들 학교 보내느라 정신 없었지만 그래도 딸들이 다 모범생에 얌전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울 따름이지”라고 말하는 어르신은 시집살이도 없었다고 얘기한다.
아들이 귀한 시절이었는데도 구박 한번 없이 예쁨 받았다고 말하는 어르신은 시부모를 ‘기품 있던 분들’이라 칭한다.
“남편도 시어르신들 닮아 나한테 잘해줬으니까 금슬도 좋았지”라고 말하는 어르신의 차분한 말투에도 기품이 묻어난다.
어르신의 남편은 수년전에 돌아가셨지만 다정한 딸들 덕분에 남편의 빈자리를 느낄 틈이 없다는 조 어르신.
어르신의 딸들은 서울, 여수, 인천, 광주 등으로 흩어져 있지만 매일같이 돌아가며 전화하고 자주 찾아와 외로울 틈이 없다.
명절에도 모두 어르신의 집으로 모여 같이 시간을 보내고 특히 셋째딸은 영광공고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있어 자주 찾아오고 들여다보니 더 바랄 게 없다는 어르신.
지금 입은 옷도 딸이 사줬다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어르신은 딸들이 모두 어르신에게 잘하고 예쁘지만 같이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혼자 사는게 제일 편해. 딸네집에 한번씩 갔다가도 답답해서 얼마 안 있다 집에 와”라며 “아파트는 갑갑하고 탁 트인 우리집이 세상에서 제일 편하고 좋아”라고 웃는다.
조 어르신은 “지금도 큰 걱정거리는 없지만 그저 우리 딸들 건강하고 나도 건강히 행복하게 사는게 소원이야”라고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