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적엔 고생많았지만 지금은 행복하네”
“젊을 적엔 고생많았지만 지금은 행복하네”
  • 영광21
  • 승인 2017.07.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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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무영 어르신 / 백수읍 천정리

“젊을 적에는 식구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 많았어 그래도 지금은 자식들 덕보고 사네.”
지독한 가난 속에 많은 가족들을 부양해야 했던 탁무영(85) 어르신.
백수읍 천정리의 탁 어르신은 고즈넉한 집에서 동갑인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어르신이 손수 만들었다는 넓은 집은 가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어르신의 인생을 대변하는 듯하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15살에 목공소에서 일을 시작한 탁 어르신은 낮에는 가마를 제작하고 밤에는 영광민립야간중학교를 다니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 나갔다.
탁 어르신은 “법성실업중학교로 편입했는데 학비가 없어서 중학교부터 법성실업고급중학교까지 학교 기물을 전부 수리해서 학교를 다녔어”라며 “교장 선생님이 조선대로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집안 살림 때문에 갈 수 없었지”라고 말한다.
그 당시 고등학교 졸업자도 관내에 몇명 없었다. 대학에 간다는 것은 큰 기회였으나 탁 어르신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아버지가 새장가를 들고 큰 형님이 30살에 돌아가셨어”라며 “친동생 5명, 이복동생 4명, 형님이 낳은 조카 4명, 부모 3분까지 열여섯 식구들을 모두 내가 책임졌네”라고 말하는 탁 어르신.
탁 어르신은 26살 때부터 살림을 맡아 25년간 정미소에서 밤낮으로 일하며 많은 식구들을 책임져야 했다.
탁 어르신은 “여동생들 결혼 시키려면 쌀가마가 필요한데 없는 살림에 그만한 재산이 어딨나”라며 “고리대로 빚져가며 남동생들 학교 보내고 여동생들을 전부 결혼시켰어”라고 말한다.
19살에 동갑 아내와 중매로 결혼한 탁 어르신은 다섯 자녀들을 뒀다. 언제나 함께 해주는 아내가 있었기에 어렵고 힘든 시절도 이겨낼 수 있었다.
“아내가 힘든 시절에 내조 잘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어”라고 웃는 탁 어르신.
젊은 시절 가족들 생계를 책임지느라 고생했지만 지금은 소일거리 삼아 텃밭에 마늘도 키우고 붓글씨도 쓰며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탁 어르신은 “자식들이 속 썩이는 일은 없었지”라며 “전화도 자주하고 명절때도 자주 내려오고 다들 효자야”라고 말한다.
원불교 법사를 지낸 탁 어르신의 소원은 자녀들도 신앙 수행에 힘쓰는 것. 탁 어르신은 “아들, 딸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며 신앙 수행에 힘썼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