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든 경로당에는 정겨운 수다와 웃음이 가득하다. 중복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주민들은 뜨끈한 백숙을 나누며 정도 함께 나눈다.
신덕, 옥동, 두월, 쌍계 등 4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진 영광읍 양평2리(이장 이찬구)는 45가구에 90여명의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신덕마을은 ‘대덕동’에서 살던 한산이씨, 밀양박씨 등이 들어와 마을을 이뤘고 새로 생긴 마을이라 해 ‘신덕’이라 불리고 있다.
또 옥동마을은 마을 뒷등에 ‘옥등’이란 명당이 있어 ‘옥동’이라 불렸고 두월마을은 마을 형국이 반달같다 해 ‘반월’이라 부르다 지금은 ‘두월’로 불리고 있다.
쌍계마을은 마을 앞 하천이 두 갈래로 흐르고 있어 ‘쌍계마을’로 불리고 있다.
주로 벼농사와 밭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양평2리 주민들은 경로당이 하루도 비는 날이 없을 만큼 단합이 잘 되기로 유명하다.
이찬구 이장은 “우리 마을은 65세 이상 주민이 90% 정도 될 만큼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라며 “마을의 전통이 살아있고 옛 정을 나누는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똘똘 뭉치는 결집력이 탄탄
양평2리 주민들은 복날뿐만 아니라 음력 7월 백중날이 되면 대동계 모임을 갖고 마을주민이 한데 모여 잔치를 연다. 또 예전처럼 당산제 등 큰 행사를 할 수는 없지만 매년 정월대보름에도 마을잔치를 열며 나름대로 전통행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은 “옛날부터 우리 마을이 단합이 잘되기로 유명했어”라며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지금까지도 단합이 좋아”라고 말한다.
마을 곳곳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로당에서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시간을 보낸다.
이 이장은 “그동안 영광군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주민들이 예전보다 살기가 더 편해졌습니다”라며 “주민들도 서로서로 생각하고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분위기는 늘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올해로 4년째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이찬구 이장은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며 마을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 이장의 노력 덕분에 최근 마을진입로 공사가 확정돼 조만간 공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주민들의 통행불편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마을 입구를 표시하는 표지판이 없고 입구를 비춰주는 가로등이 없어 십수년 길을 다닌 주민들도 헷갈려할 때가 많다고.
이 이장은 “주민들 불편해소를 위해 입구에 표지판 설치가 필요하고 매일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에어컨도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또 “경로당 앞에 있는 대나무밭을 정리해서 탁 트인 경관을 만들 예정인데 행정의 여러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라고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이찬구(52) / 이장
우리 마을은 경로당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참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예로부터 이웃간 단합이 잘되기로 유명하고 매년 백중, 정월대보름 등 마을잔치를 열어 마을단합을 더욱 돈독히 합니다.
김봉애(83) / 마을주민
우리 마을의 자랑은 이장이야.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말도 못할 정도야.
젊은 이장이 열심히 하니 주민들이 더 살기가 좋아졌어. 어딜가나 우리 이장이 최고야!
안상인(56) / 부녀회장
하루도 경로당이 비는 날이 없을 만큼 어르신들이 자주 모이는데 에어컨이 고장난 지 오래라 요즘 같은 무더위에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돼요. 어르신들을 위해 에어컨이 교체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