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이 행복하면 여한이 없지”
“우리 가족들이 행복하면 여한이 없지”
  • 영광21
  • 승인 2017.07.28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태희어르신 / 군서면 매산리

오랜만에 내린 반가운 단비가 가뭄의 흔적을 씻겨보내는 군서면 매산경로당. 남자 어르신들이 많이 모여 있는 매산경로당은 듬직함과 활력이 느껴진다.
매산경로당은 한태희 어르신(79)이 이장으로 있는 동안 매산리 가산마을 주민들을 위해 지어졌다.
살기좋고 아름답기로 소문난 가산마을이 고향인 한 어르신은 3남매 중 장남으로 영광고(현 영광공업고)를 졸업한 후 바로 군대에 갔다.
한 어르신은 “가족들 부양을 위해 군대에서 부사관으로 6년간 복무했어”라며 “1960년대에 부산에서 근무하는 동안 동갑인 아내를 만났네”라고 말한다.
그 당시는 대부분 중매로 결혼했지만 한 어르신은 사랑하는 아내와 첫눈에 반해 연애결혼을 했다.
부산에서 5년, 강원도 화천에서 1년간 군생활을 한 어르신은 제대후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평범하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며 귀한 아들 하나를 키웠다.
한 어르신은 “고향마을로 돌아와 딸기농사를 하며 지냈지”라며 “우리 마을은 옥토가 기름지고 맑은 물이 흘러 농사하기 좋았어”라고 말한다.
평소 고향마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한 어르신은 마을의 번영을 위해 이장이 됐다. 가산마을 이장으로 10여년 동안 활동하며 마을의 농지정리도 도맡아하고 매산경로당 설립에도 기여했다.
가산마을은 노인정이나 마을회관이 없어서 마을회의가 있을 때는 이장집에서 회의를 해야 했으나 한 어르신 덕분에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할 아늑한 보금자리가 생겼다.
마을주민들은 “한 어르신이 이장으로 계신 동안 마을을 위해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했는지 몰라요”라며 “마을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든지 솔선수범해서 나섰어요”라고 입을 모은다.
마을이장으로서 모범을 보이며 키운 아들은 어느새 장성해 지금은 서울에 있는 회사에서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아들이 워낙 효자라 키우면서 힘든 건 없었어”라며 “전화도 자주하고 명절에는 손자, 손녀 데리고 마을에 내려오네”라고 말하는 한 어르신.
요즘에는 소일거리 삼아 텃밭도 가꾸고 아내와 함께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한 어르신의 소원은 고향마을이 번성하고 아들, 손자들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
한 어르신은 “우리 가산마을 주민들이 더 잘 지내고 앞으로도 가족들 행복하게 지내면 더 이상 바랄게 없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