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감하고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네”
“우리 영감하고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네”
  • 영광21
  • 승인 2017.08.17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동연·박종춘 어르신 / 염산면 봉남리

“자식들은 모두 서울로 보내고 우리끼리 서로 의지하며 재미있게 사네”라며 환하게 웃는 이동연(84)·박종춘(83) 어르신.
올해로 결혼 57주년을 맞이한 두 어르신들은 염산면 봉남리에 있는 아늑한 한옥집에서 여유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옛 영광군 위도(현 부안군 위도면)에서 살던 박 어르신이 26살에 중매로 시집을 오면서 효성스러운 남편과 지혜로운 아내가 만났다.
아내 박종춘 어르신은 “우리 영감이 시부모님을 정말 잘 모셨어”라며 “넷째 아들인데 효성이 지극해서 효자상까지 받고 지금도 시부모님 제사를 모두 지내지”라고 말한다.
전쟁과 가난으로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온 노부부는 축대 쌓는 일과 고추농사를 지으며 삼남매를 훌륭하게 키웠다.
이동연 어르신은 “옛말에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잖아. 집은 가난해도 자식들 공부는 잘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어서 서울로 보냈어”라며 “자식들도 공부 열심히 잘해서 서울외고와 서울덕수상업고(현 덕수고)로 보냈어”라고 말한다.
두 어르신들의 뒷바라지 덕분에 자녀들은 모두 대학까지 무사히 마쳤다. 큰아들은 수질환경기사, 작은아들은 회계사, 큰딸은 작업치료사를 하며 모두 서울에서 살고 있다.
효심많은 자녀들 덕분에 시골에 있어도 외로운 줄 모른다는 박 어르신은 “우리 애들처럼 연락이 자주 오는 집은 없어”라며 “명절에는 서울에 있는 큰아들 집으로 가서 1달씩 놀다 내려와”라고 말하며 웃는다.
80세가 넘는 연세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정한 노부부의 건강비결은 소통과 운동이다.
두 어르신들은 2년전까지 노인대학에서 10여년간 활동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배우는데 열성적이었다. 최근에도 매일 노인회관에 나가 사람들과 소통한다. 또 요가와 게이트볼을 꾸준히 하며 건강관리에 힘써오고 있다.
박 어르신은 “우리 영감은 게이트볼에 푹 빠져있어”라며 “염산면게이트볼팀도 직접 창단하고 지금도 게이트볼대회가 있으면 나가서 심판을 봐주고 있어”라고 말한다. 어르신은 또 “나는 염산복지회관에서 1주일에 2번씩 요가를 배우고 있어”라고 말한다.
행복한 노년을 즐기고 있는 박종춘ㆍ이동연 어르신은 “앞으로도 서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살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