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일자리 만들기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 전남 일자리 만들기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 영광21
  • 승인 2017.08.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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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목포지청이 실시한 전남 일자리 만들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마면 담쟁이마을연구소 김은주씨가 대상을 수상했다. 김 씨는 <전남 농어촌 마을활동가 양성과 배치>를 주제로 농어촌 정책과 지원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마을활동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본지는 김 씨가 제안한 <전남 농어촌 마을활동가 양성과 배치>에 대한 내용을 게재한다.                   
 / 편집자 주


두마리 토끼 잡는 마을재생활동가 양성 필요”

연고없는 영광군에 귀촌한지 4년차. 역설적이게 아이들 교육을 위해 대도시에서 시골로 왔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세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시골에서도 맞벌이는 현실이었다.
나름 대기업 근무경험도 있고 일본어를 전공한 경험을 살리고 싶었지만 지역내에서 관련 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전공과는 무관하게 영광군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상담 6개월, 군남면 용암마을 체험사무장 9개월 그리고 틈틈이 영광군에서 실시했던 조사 일들을 하면서 지역에 적응해 나갔다.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도움이 많이 됐지만 안타까운 점도 볼 수 있었다.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지역에 많은 청년들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100만원 안팎에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 하루하루 사는 것이 보였다. 그렇게 꿈을 키우기보다 요즘 유행하는 삼포세대라는 말처럼 많은 것을 포기하는 모습들을 옆에서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도시에 나가는게 성공의 척도일까
그나마 여유 있는 청년들은 공무원 준비를 한다거나 도시로 나가 좋은 직장을 꿈꾸는 삶이 일반적이었다. 오히려 고향에 남아 지역을 지키고 있는 청년들에게서 자긍심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도시에 나가는 것이 아직도 성공의 척도로 남아 있고 고향으로 다시 오고 싶은 청년들에게는 도시에서 살다가 오면 여러 편견들이 걸림돌이 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최근 뉴스에서는 8년안에 전남의 50%가 넘는 마을들이 사라진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만큼 마을내 어르신들은 초고령에 달했고 점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는 것이 불편해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만 해도 마을에 전입하는 사람들이 없어 해마다 인구가 줄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발상의 전환, 꼭 도시에 가야지 성공하고 잘 산다는 생각을 틀어 내 고향을 살리는 일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지역에 관심 많고,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에 살고 싶어 하는 청년들을 전문적으로 고향을 위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 농촌전문가로 정착시키는 것이 어려운 일일까? 
물론 여러 이유로 귀농·귀촌을 생각하지만 안정적인 일자리 때문에 고민하는 청년들도 대상이다.

안정적인 일자리 때문에 고민하는 귀농·귀촌
내가 살고 싶고 원하는 마을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시킨다면 말로만 농촌을 살리는 문제가 조금은 해결되지 않을까 고민했다. 농촌은 무궁한 잠재력이 있는 곳이지만 여러 정책들로 인해 자립보다는 의존적인 현실을 조금이라도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그것을 도와주는 농촌재생활동가가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지역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년에 1마을씩, 3 ~ 4년간 마을전문가 교육과정을 의무적으로 들으면서 실무를 쌓아 마을발전을 의논하고 문제점들이 발생했을 때는 팀원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환경, 복지, 교육, 경제 등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마을 리더들과 접목시켜 자신의 꿈을 펼친다면 다양한 마을에 활력이 생기는 효과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은 활력이 생기고 청년은 마을에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전남 농어촌 마을재생활동가 양성과 배치>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마을활동가가 활동하기에는 제도적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마을활동가가 마을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도 부족할 뿐더러 마을에 정착해 주거지를 마련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마을에 적응하고 현실을 알아가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청년들을 기존의 틀에 맞추려고 하거나 그들의 신체적·심리적 욕구를 파악하지 않고 단순한 일자리만을 만들어 주는 것은 그들의 성장과 기회를 없애는 것이다.

청년이 원하는 것을 청년의 시각에서 보자
영광군 청년싱크탱크에서 기획한 박원순 토크콘서트 준비를 위해 서울시 청년정책을 공부했다. 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시 청년정책의 저변에는 ‘청년이 원하는 것을 청년의 시각에서’ 라는 기본전제가 있다.
이번에 제안한 기본 틀도 지역이 원하는 청년들의 활동을 청년의 입장에서 지역발전에 머리를 모으고 힘쓰는 것이다.   
미흡하게나마 <담쟁이마을연구소>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대마면 남산마을과 군남면 용암마을에서 한글교실과 마을학교를 운영중이다. 벌써 1년이 됐는데 활동하면서 마을이 바뀌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런 활동에 지역의 청년들이 함께 했으면 한다.
앞으로 영광군에서 마을활동가들의 업무지원과 마을활동가 교육, 컨설팅과 같은 일들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 중이다. 영광군 모토처럼 군민과 함께 하는 행복한 영광을 만들기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

 

김은주
담쟁이마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