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법성의 한 경로당. 경로당에 모여 앉은 어르신들은 함께 요가수업을 들으며 자세에 집중한다.
다른 어르신들과 함께 요가수업에 열심인 박중아(87) 어르신.
8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박중아 어르신은 자신을 ‘법성 토박이’라고 말한다.
법성에서 태어나 법성에서 자란 박중아 어르신은 24살에 5살 연상의 남편을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남편 역시 같은 법성사람이라 결혼하고 지금까지도 법성에 살고 있는 박 어르신은 남편과 함께 생선장사를 하며 아이들을 키웠다.
박 어르신은 “법성 토박이로 남편이랑 결혼하고 지금까지 계속 살고 있어. 그냥 평범한 삶이었지”라며 “그 시절에는 사는게 다 비슷비슷했을 거야. 남들 다 하는 것처럼 일하면서 애들 키우고 그랬어”라고 말한다.
결혼하고 다행히 시집살이는 없었다는 박 어르신. 오히려 시부모에게 예쁨 받으며 결혼생활을 했다.
“시부모님이 다 나밖에 몰랐어. 나만 예뻐하고”라며 “며느리가 셋인데 내가 큰며느리였어. 그래서 더 예뻐했는지도 몰라”라고 말하는 박 어르신.
때문에 자신도 시부모를 잘 따랐다고 말하는 박 어르신은 아들 넷에 딸 둘을 뒀다.
모두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잘해 속 썩이는 일 한번 없었다던 박 어르신의 자녀들은 무탈하게 부모를 살뜰히 챙기는 효자로 장성했다.
“애들은 그냥 공무원 같은 거 하고 그렇지 뭐”라고 말하는 어르신이지만 어르신의 자녀중 둘째 아들은 현재 변호사로 일하는 중이라고.
서울, 광주 등에 흩어져 있는 어르신의 자녀들은 부모가 심심하지는 않을까, 무슨 일이 있지는 않을까, 식사는 했을까 하는 생각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집에도 자주 찾아오는 어르신의 자녀들은 특히 명절 때 6남매가 전부 어르신이 있는 법성으로 모여 다 같이 식사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손주도 많이 본 어르신은 손주들이 재롱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고.
지금은 주로 경로당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지내는 박 어르신은 매일같이 경로당에서 다른 어르신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수업도 듣는다.
“아이들이 다 잘 자라줘서 소원도 없어”라며 “그냥 지금처럼 다들 잘 지내고 하면 더 바랄게 없지”라고 얘기한다.
박중아 어르신 / 법성면 진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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