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추석풍경을 아시나요?
그때 그 시절 추석풍경을 아시나요?
  • 영광21
  • 승인 2017.09.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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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옛 추억이 그립다
   
   
 

옛 모습 그대로지만 어느새 추억속으로

곧은 느티나무처럼 묵묵히 한자리를 지켜온 박창규 어르신의 눈에는 50년 전 추석 풍경이 아른거리는 듯하다.
올해로 79세인 박 어르신은 50년 넘게 염산에서 문화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다. 30년이 지난 태엽시계, 40년이 된 라디오, 50년 된 에어컨이 그 자리, 그 시절, 그 모습,  그대로 지키고 있는 문화이발관은 빛바랜 필름사진처럼 과거 그 순간에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하다.
“예전 이즈음에는 이발하려고 밤늦게까지 줄서서 기다렸어”라는 말로 입을 떼는 박 어르신.
50년전 문화이발관은 염전에서 일하는 인부들로 늘 붐볐다. 특히 추석이 되면 고향에 돌아가기 전 멋지게 머리를 깎으려는 인부들과 추석날 가족들과 함께 오는 손님들로 작은 이발관이 가득 찼다.
명절전날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문화이발관은 추석날 지역사람이 모두 모이는 명소이자 고향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쉼터였다. 손님들은 문화이발관에서 머리를 깎을 때 비로소 추석을 쇠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문화이발관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있지만 더 이상 추석 명절날 이발관을 찾아오는 풍경을 찾아보긴 어렵다.
외지로 떠난 사람들, 새로 생긴 미용실, 달라진 추석풍경에 명절 즈음에 찾아간 이발관은 한산하다.
박 어르신은 “50년전에는 하루에 20 ~ 30명 넘는 손님들이 찾아왔어. 지금은 많아야 하루에 3명이 넘지 않아. 다들 외지로 떠났어”라며 “예전에는 명절만 되면 이발관에 온 손님들이 새  옷을 사오고 새 고무신도 사오고 정말 북적거렸어”라고 말한다.
대가족이 줄어들면서 달라진 추석 풍토에 이발을 하러 찾아가는 이야기는 이제 옛 추억이 됐다.

   
   
 

옛 추억 서려있는 고추방앗간
15년째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태양초고추방앗간 신영임(50) 대표도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명절 풍토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신영임 대표는 “예전 이맘때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김장을 위해 고추를 빻고 참기름도 짜서 가족들에게 나눠줬죠”라며 “요즘도 찾아오긴 하지만 대가족도 줄어들고 김장을 하는 풍습도 많이 사라지다보니 예전보다 찾는 양이 줄었어요”라고 말한다.
또 “예전에는 고추를 한번 빻아도 양이 많았는데 지금은 소포장이 더 인기있어요”라고 덧붙인다.
방앗간과 이발관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풍습이 변하면서 익숙했던 추석풍경은 조금씩 잊혀지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함께 목욕탕을 가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음식을 장만하는 풍습 속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따뜻한 정겨움이 담겨 있다. 이번 추석명절에는 옛 풍경을 추억하며 가족과 함께 하는 따뜻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