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도면 지금까지 잘 살아왔지”
“나 정도면 지금까지 잘 살아왔지”
  • 영광21
  • 승인 2018.01.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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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목 어르신 / 홍농읍 신석리

요가강사의 구령에 따라 동작을 따라하느라 바쁜 어르신들. 활기찬 경로당 안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김오목(82) 어르신은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가득하다.
현재 살고 있는 신석리에서 태어나 자라고, 결혼도 하고, 또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어르신은 자신이 평범하게 살아왔다고 말한다.
17살 어린 나이에 같은 동네에 사는 10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는 김 어르신.
어르신은 “소위 지금 말하는 동네오빠랑 결혼했어”라며 “남편이 나한테 정말 잘해줬어. 그러니까 결혼도 하고 계속 같이 살았지”라고 말한다.
그렇게 남편을 만나 아들 다섯에 딸 셋으로 8남매를 낳아 키운 어르신은 벼농사와 밭농사를 짓느라 고생하긴 했지만 시부모도 잘해주고 자녀들도 모두 착해 키우면서 어려운 점을 전혀 못 느꼈다고.
김 어르신은 “시부모님이 다 나한테 잘해줬어”라며 “서로서로 잘하려고 노력하니까 고부간 갈등도 없었고 한 가족처럼 잘 살았지”라고 말한다.
또 “아이들은 모두 정말 말을 잘 들었어. 다들 착하고 공부도 잘하고 뭐든 알아서 잘하면서 자랐어”라며 “그냥 저희들끼리 성실하게 잘 커줬지”라고 말한다.
자녀들이 스스로 잘 자랐다고 무심한 말투로 말하지만 흐뭇한 표정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김 어르신.
현재 서울 등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자신들만의 가정을 꾸린 김 어르신의 자녀들은  매일같이 전화해 어머니의 안부를 묻는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워주고 싶은 마음과 또 멀어서 어머니의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전화로라도 대신하는 김 어르신의 자녀들.
어르신은 “8남매가 하루가 멀다하고 돌아가면서 매일매일 전화하니까 전화받느라 바빠”라며 “애들에게 전화가 자주 오고 하니까 외로울 틈이 없어”라고 말한다.
어르신의 자녀들은 자주 보지 못하더라도 명절 때는 꼭 김 어르신이 있는 신석리로 모여 모두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어르신은 현재 경로당에 나와 마을사람들과 함께 요가도 하고 이야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평범하게 잘 살았기 때문에 딱히 소원도 없다”라는 김 어르신은 “그래도 무난하게 잘 살아왔다고 생각해”라며 “굳이 소원을 꼽자면 앞으로도 아이들이랑 손주들이 건강하게 잘 사는 거지”라고 웃는다.
성슬기 기자 ssg5991@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