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우리 마을이 최고”
“사이좋은 우리 마을이 최고”
  • 영광21
  • 승인 2018.0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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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불갑면 생곡리
   

바쁜 와중에도 수확의 기쁨은 감출 수 없다. 선선한 가을볕 아래 웃음이 떠나지 않는 불갑면 생곡리(이장 정덕순) 주민들은 함께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34가구에 56명이 모여 사는 생곡리는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작은 마을이라 오히려 주민들은 똘똘 뭉쳐 한 마음으로 단결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현재 70대 마을주민도 젊은 축에 속할 만큼 대부분 80대 주민들로 이뤄진 고령화마을이지만 예부터 삼각산의 정기를 받아 총명하고 사리에 밝은 사람들이 난다는 풍수지리설이 전해오고 있다.
군유산으로부터 뻗어나온 산자락에 위치하며 대부분 낮은 산지로 이뤄져 생실, 녹동, 물가정 3개의 자연마을이 있다.
생실마을은 1849년 영성정씨 14대손 정원현씨가 들어와 마을을 개척해 영성정씨가 집단을 이루며 살고 있다. 마을의 이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귀인이 많이 태어나 명문가가 나온다고 해서 ‘생실’이라 부른다.
녹동마을은 200여년전 김해김씨가 이주하면서 마을이 생겼고 처음에는 ‘고랑밭’이라 부르다 80여년전부터 마을의 모양이 사슴모양을 닮아 ‘녹동’이라 부른다.
물가정마을은 현재 사라져가는 마을이다. 2가구가 살고 있었지만 한 가구는 마을을 떠났고 또 한 가구는 마을을 떠나 후에 돌아온다 했지만 언제 돌아올지는 기약이 없다.

우리는 언제나 한 마음으로
마을주민은 점점 사라져가지만 남은 마을주민들은 그래서 더욱 서로를 의지하며 지낸다. 막바지 농번기인 지금은 주민들이 경로당에 모이기 힘들지만 겨울에는 매일같이 서로 모여 함께 놀면서 지낸다는 생곡리 주민들.
주민들은 “우리는 겨울에 윷놀이를 많이 해”라며 “세상에 우리처럼 윷 하나로 재밌게 노는 사람들은 없을 거야”라고 입을 모은다.
생곡리는 여름에는 매년 잊지 않고 함께 보양식을 나눠 먹으며 복날을 보내고 1년에 1번 지역업체인 애니포크에서 지원해주는 버스로 야유회도 간다.
“마을 자랑거리가 따로 있나. 물 맑고 공기 맑고 사람 좋은 우리 마을 자체가 자랑거리지”라며 “늘 가족처럼 화목한 우리 마을이 최고야”라고 말하는 주민들.
오래전 마을이장을 6년간 하다 6년을 쉬고 다시 올해 봄부터 이장을 맡게 됐다는 정덕순 이장 역시 화목한 마을 분위기에 한 몫 톡톡히 하는 중이다.
늘 열심히 하는 이장 덕에 마을주민들도 덩달아 말다툼 한번 없이 서로가 마을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며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간다.
현재 마을의 불편한 점이라면 대나무가 너무 많은 것과 운동기구다. 대나무가 너무 많이 자라 처치할 수 없어 골칫거리며 운동기구는 군에서 설치해준다고 했었는데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라고.
정 이장은 “마을에 이 2가지만 해결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성슬기 기자 ssg5991@yg21.co.kr

 

정덕순(65) / 이장

고령화마을이라 여기저기 아픈 마을 어르신들이 많아 너무 안타까워요. 하루라도 빨리 마을주민들 모두가 건강해져서 앞으로 더욱 즐겁고 활기차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금례(83) / 마을주민

우리 마을은 마을주민들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서 지금처럼만 쭉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늘 화목하고 즐거운 우리 마을이 영원하길 바라고 모두가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어.

박정심(81)/ 마을주민

모두가 서로에게 잘하려고 노력하고 또 배려하니까 사이가 좋을 수밖에 없지. 이장이 워낙에 잘하기도 하고 열심히도 하니까 모두가 나서서 솔선수범하게 돼.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지냈으면 소원이 없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