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친환경기술을 찾아서
지속가능한 친환경기술을 찾아서
  • 영광21
  • 승인 2018.01.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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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적정기술센터 · 독일 에너지자립도시 · 네덜란드 해상풍력발전소 탐방

영광군이 신재생에너지와 적정기술 벤치마킹을 위해 1 ~ 8일 유럽순방을 다녀왔다. 방문단은 영국 적정기술센터와 독일프랑크프르트 친환경도시 등 유럽 각국의 선진기술을 탐방하며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본지는 이번 방문단에 함께 한 투자경제과 강유진 주무관의 기행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영광군방문단 해외순방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늦가을의 어느날 유럽방문단은 선진국의 기술과 산업을 마주한다는 설렘을 갖고 비행기에 올랐다.
장장 12시간의 비행과 더 이상 셀 수 없을 만큼의 오랜 버스이동에도 방문단은 지친기색 하나 없이 일정을 소화했다.
일정 3일째 되는 날 방문단은 약 6시간의 버스를 타고 창밖으로 멋지게 펼쳐진 초원이 점점 지겨워져 갈 때쯤 영국 웨일즈의 시골에 있는 적정기술센터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센터 CEO인 안드리안 램지(Andrian Ramsay)씨가 직접 나와 방문단을 맞이했다. 지구 반대편 먼 곳에서 온 방문단을 너무도 환대해 주는 센터 직원들에게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다.

영국 적정기술센터 방문

방문단은 센터 곳곳을 돌아보며 내부 시설물들을 둘러보고 담당자의 설명을 들은 뒤 CEO와 약 1시간 가량 다과와 면담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적정기술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센터입구에서 본관으로 이동하기 전에 타야 했던 케이블카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양쪽 케이블카가 담은 물의 무게차이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이처럼 적정기술은 거대하고 소모적인 에너지 사용을 지양하고 비교적 간단한 기술을 활용해 그 지역의 사람들에 의해 이뤄지는 소규모의 생산활동을 지향하는 기술이다.
우리가 방문한 적정기술센터는 이러한 기술들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로 태양광 · 열 발전, 소수력, 지열, 중 · 소규모의 풍력발전기, 갈대를 이용한 오수 여과시설, 유기농장 등의 대안기술 설비들이 전시돼 있다.
방문단은 적정기술이 지역에 필요한 기술인가 혹은 적정기술센터 건립이 지역에 효용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다양한 의문점을 안고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영광군에 적정기술센터의 건립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센터의 효용가치와 설립방법, 유지비용, 방문객유치 등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방문단은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독일의 세계적 친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를 방문해 태양광 단지 등 지역 곳곳의 친환경 정책을 실사했다.

독일의 친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

   
 

독일 서남단에 위치한 프라이부르크는 인구 20만명의 중소도시로 태양광이 풍부한 이 지역의 특성을 살려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에너지도시이다.
건축가 롤프 디슈(Rolf Disch)가 1994년에 설계한 헬리오트롭이라고 하는 건물은 외부지름 11m의 3층짜리 원통형 집이다.
원통의 전면은 단열유리로 이뤄졌고 후면은 단열재 벽으로 돼 있어 겨울에는 햇빛을 최대한 받아들이기 위해 유리면이 남쪽 태양을 향해 회전하고 여름에는 후면이 태양을 바라보며 돌아간다.
과거에는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던 집이었으나 우리가 방문한 당시에는 거주하지 않고 있었다.
태양광단지 외에도 프라이부르크에서는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 등의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주거지역에서의 30km이내 속도제한,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 도심 내 자동차 진입금지구역 확대 등의 교통정책의 영향으로 이 지역의 자가용 소유 비율이 독일에서 가장 낮다고 한다.
또 음식물쓰레기 등을 에너지원으로 다시 활용하는 열병합발전소 등 다양한 친환경정책을 통해 프라이부르크는 에너지자립 생태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네덜란드 최대 해상풍력발전소
방문단은 일정 마지막날 네덜란드 최대 해상풍력발전을 건립 중인 노르도스트폴더르 풍력발전센터를 방문했다. 역시 바람의 나라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버스에서 내린 우리를 바람이 먼저 맞았다.
노르도스트폴더르 풍력발전센터는 네덜란드 플레볼란트지역에 건설한 육상 · 해상풍력단지이다.
1989년 300㎾의 풍력터빈 50개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86개의 풍력터빈이 429㎿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아이셀호수 제방을 따라 육상과 해상에 건설돼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100여명의 현지 농부들이 참여해 설립된 풍력발전이라는 것이다.
이 풍력발전이 생산하는 전력은 매년 40만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2020년까지 지속가능한 에너지 수요의 16%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상풍력 현지시찰을 다녀와 돌아온 풍력발전단지 홍보센터에는 친환경 유기농 지역상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 돼 있었다.
관광객에게 지역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풍력발전에 현지 농부들이 참여한 것처럼 지역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는 주민상생, 주민주도형 사업이라 할 수 있겠다.
군이 추진하고자 하는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 조성사업에도 모티브가 될 만한 점이라 생각된다.

친환경산업 교두보를 꿈꾸다
이번 방문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과제인 탈원전 로드맵에 기반한 에너지 정책 전환기조에 맞춰 군이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천년의 빛 경관 조성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었다.
적정기술의 이해와 기술사례 등을 확인하고 우리 군에 적용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또 선진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현황과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접해 영광군이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햇살 찬란한 맑은 하늘을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는 유럽에서 8일의 일정 동안 방문을 환영하기라도 하는 듯 딱 하루를 제외하고는 눈부신 여정의 연속이었다.
하늘의 도움으로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방문단은 본국으로 돌아가 귀한 배움을 널리 펼치겠다는 생각을 저마다 가슴속에 안고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