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 양옥신씨 부부<염산면 봉남리>
집안을 들어서는 입구에 차곡차곡 쌓여진 돌탑 그리고 그 위에 쓰여진 ‘인생무상’이란 글귀가 인상적이다. 잘 가꿔진 정원수를 지나 집주인을 찾아보았다. 양쪽으로 늘어선 비가림하우스 너머 연못에 이은형(53)씨가 보였다. 그리고 그의 아내 양옥신(50)씨는 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있었다.이 씨는 함평이 고향으로 1967년 15살의 어린 나이에 가정의 파산으로 가족이 모두 흩어져 살게 되고 조부모와 염산으로 와 정착해 40여년을 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염산을 찾아와 정착하기까지의 어려움이란 말로 다할 수가 없지만 고생한 만큼의 대가를 돌려주는 고마운 땅이 있어 이만큼의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며 “일을 한다는 것을 노동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한번도 없고 평생 즐겨야하는 놀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상을 대하는 긍정적인 자세를 밝혔다.
그는 현재 논농사 9,000평과 밭농사 1,000여평을 지으며 알찬 수확을 하고 있다. 논에는 벼와 보리를 번갈아 재배하고 있으며 비가림 하우스에서는 홍고추, 오이, 참외, 열무 등 제철에 나오는 채소를 심고 있다. 500여평에서 재배된 홍고추는 광주 공판장을 통해 출하하고 있으며 나머지 채소들은 염산에서 3일과 8일 열리는 5일장을 통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
이 씨는 “틈새농업이라고 하지요”라며 “한가지 작목을 재배하기보다는 여러 작목을 골고루 재배해 큰 소득을 올리기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 농사를 지향하고 있다”고 농사방법을 소개했다.
그를 처음 만남 연못엔 연꽃이 심어져 자라고 있었으며 물속엔 민물 새우가 헤엄치고 있었다. 이 씨는 “무조건 어려운 현실을 탓하지 말고 무엇인가 시대가 요구하고 현대인의 입맛을 맞출 수 있는 먹거리 생산을 연구해야 한다”며 “나름대로 자구책 마련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못을 이용한 농산물 생산 등 다양한 농사를 시범적으로 짓고 있다”고 전했다.
“눈만 뜨면 놀이터로 놀러간다”며 일터를 즐겁게 표시한 이 씨 부부. 그들은 농업을 가업으로 자식에게 물려주려 하고 있다. 이런 부모의 뜻을 받아 형제 중 둘째아들이 영광실고를 소신 지원해 원예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고 있으며 농업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하루 하루를 충실히 채워가며 끈질긴 노력과 집념으로 현실을 건강하게 지켜가는 이들 부부와 대를 이어 ‘농사꾼’이 되려는 아들의 대견한 꿈은 미래를 밝게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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