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언니와 함께라서 삶이 즐거워”
“고향언니와 함께라서 삶이 즐거워”
  • 영광21
  • 승인 2018.01.15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순임 어르신 / 염산면 상계리

“마음맞는 고향언니랑 어려운 일도, 즐거운 일도 함께 하니까 즐거워”라고 말하는 구순임(84·사진 왼쪽) 어르신. 고창출신 구순임 어르신은 동네로 시집온 같은 고창출신 이금순(87) 어르신과 늘 함께 하고 있다.
구 어르신은 20살의 나이에 3살 연상인 23살 남편과 중매로 만나 결혼해 염산면 상계리에 정착했다. 어린 나이에 생소한 동네에서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 구 어르신은 이 어르신을 언니처럼 의지하고 늘 함께 하며 동고동락하며 살았다.
결혼하자마자 입대한 남편은 6년만에 제대를 했고 구 어르신은 시댁에서 쭉 살다가 7년만에 독립해서 자신만의 가정을 꾸렸다.
아들 셋, 딸 셋을 낳아 6남매를 키웠던 구 어르신. 벼농사와 담배농사를 지으며 아이들을 먹여 키웠던 구 어르신은 농사일이 녹록치 않아 수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고 한다.
시부모는 자신을 딸처럼 대해주고 남편 역시 어르신에게 잘해줬지만 힘든 농사일에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고생을 하며 살았다는 구 어르신.
어르신은 “정말 힘들게 살았지만 그래도 애들을 보면서 버텼지”라며 “농사일로 아무리 지쳐있어도 아이들이 재롱을 떨면 힘든 것도 싹 사라지는 것 같았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같은 동네에서 언니처럼 함께 했던 이 어르신과 서로 의지하며 그 시절을 보낸 구 어르신은 현재 평온한 노후 역시 이 어르신과 함께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마당의 잡초를 뽑고 텃밭을 가꾸는 정도의 소일거리만 하고 있는 구 어르신이지만 친구처럼 함께 하는 이 어르신 덕에 외로울 틈이 없다.
게다가 서울, 분당, 군산 등에 사는 자녀들이 매일같이 전화해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통에 오히려 바쁠 정도라는 구 어르신.
구 어르신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도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잘 하고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는데 사회생활하는 지금도 참 잘해”라며 “이렇게 매일같이 전화해서 안부를 묻는 애들이 어디 있겠어”라고 흐뭇한 표정이다.
그동안 고생한 시절을 보답이라도 받는 것처럼 친구처럼, 언니처럼 이 어르신이 함께 하고 명절마다 찾아오는 자녀들을 맞으며 노후를 보내는 구 어르신.
어르신은 “고생한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행복하니 됐어”라며 “소원이라면 앞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사는 거지”라고 얘기한다.
성슬기 기자 ssg5991@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