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무엇보다 건강한게 최고지”
“다른 무엇보다 건강한게 최고지”
  • 영광21
  • 승인 2018.01.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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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례 어르신 / 불갑면 생곡리

매서운 한파에 추위가 살갗을 파고드는 요즘 추운 날씨에 아랑곳 않고 “자식들에게 보낼 메주를 만들다 왔다”고 말하는 정금례(83) 어르신.
83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생년월일은 물론이고 휴대폰 번호까지 술술 외우며 조그만 글씨도 척척 읽어낸다.
또 유난히 인상이 좋아 인자한 얼굴이 인상적인 정 어르신은 군남면 백양리 출신으로 18살의 나이에 2살 연상인 20살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후 남편의 고향인 불갑면 생곡리에 정착해 65년간 살고 있다는 어르신은 아들 셋, 딸 둘을 낳아 5남매를 키웠다. 남편과 결혼해 벼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며 살았다는 어르신은 “결혼생활이 행복했다”고 그 시절을 회상한다.
“그 시절의 사람들은 모두가 힘들게 살았던 만큼 나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아”라며 “시부모도 잘해주고 남편도 잘해주고 그 정도면 행복했지”라고 웃는다.
자신을 딸처럼 대해주는 시부모와 늘 자신의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 덕에 자녀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정 어르신은 “남편이 워낙 잘해줘서 힘든 일도 많이 안했다”고 말한다.
그냥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았다는 정 어르신은 아이들까지도 공부를 잘하고 말도 잘 들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이어왔다.
하지만 “아들 하나가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고 며느리가 손주 둘을 키우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하는 정 어르신.
어르신은 “그 손주들이 대학에 갔을 때는 우리 영감이 소 키우고 벼농사 지어서 4년간 등록금도 전부 내줬어”라며 “며느리가 손주들을 잘 키워서 공부도 정말 잘했어. 특히 손주 1명은 전국에서 1명을 뽑는 국가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했어”라고 흐뭇한 표정이다.
현재 어르신의 자녀들은 수원에 있는 큰 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광주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가까운 곳에 사는 만큼 명절이 아닌 때에도 자주 찾아온다는 어르신의 자녀들은 매일같이 연락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은 매년 하던 김장도 못하고 그나마 메주라도 만들어서 장을 담가 자녀들에게 주고 있다는 정 어르신.
이처럼 자녀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음을 보여주는 정 어르신은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사는게 소원이야”라며 “그냥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지금처럼만 잘 살았으면 좋겠어”라고 얘기한다.
성슬기 기자 ssg5991@yg21.co.kr